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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중국철학
· ISBN : 9788949708164
· 쪽수 : 656쪽
· 출판일 : 2013-04-10
책 소개
목차
5. 僖公(총 33년)
064. 僖公 元年
065. 僖公 2年
066. 僖公 3年
067. 僖公 4年
068. 僖公 5年
069. 僖公 6年
070. 僖公 7年
071. 僖公 8年
072. 僖公 9年
073. 僖公 10年
074. 僖公 11年
075. 僖公 12年
076. 僖公 13年
077. 僖公 14年
078. 僖公 15年
079. 僖公 16年
080. 僖公 17年
081. 僖公 18年
082. 僖公 19年
083. 僖公 20年
084. 僖公 21年
085. 僖公 22年
086. 僖公 23年
087. 僖公 24年
088. 僖公 25年
089. 僖公 26年
090. 僖公 27年
091. 僖公 28年
092. 僖公 29年
093. 僖公 30年
094. 僖公 31年
095. 僖公 32年
096. 僖公 33年
6. 文公(총 18년)
097. 文公 元年
098. 文公 2年
099. 文公 3年
100. 文公 4年
101. 文公 5年
102. 文公 6年
103. 文公 7年
104. 文公 8年
105. 文公 9年
106. 文公 10年
107. 文公 11年
108. 文公 12年
109. 文公 13年
110. 文公 14年
111. 文公 15年
112. 文公 16年
113. 文公 17年
114. 文公 18年
책속에서
풀이 역주 8년 격랑의 세월
무려 19만 6,800여 자나 되는 이 방대한 저술을 풀이 역주하는데 8년에 이르는 세월, 내가 생각해도 참 애 많이 썼다. 세상에 완벽함이 어디 있으랴. 완벽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 가치는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는 소박한 자기 합리화에 만족한다.
춘추좌전 온갖 자료를 모아 선뜻 손을 대었다가 너무 힘들고 지쳐 ‘내가 왜 이 짓을 하나?’ 하고 후회해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나에게는 단순반복 작업을 울면서라도 그냥 해내는 묘한 힘이 있다. 이는 어릴 때 깊은 산속 화전민으로 살 때 배운 철리(哲理)였다. 나뭇짐에 실어온 큰 등걸나무에 톱질을 하면서 백 번을 썰면 끊어지겠지 하던 그 의지였다. “당연한 고통은 참고 넘겨라. 그것이 이치에도 맞다”라는 자기 최면이기도 했다. 이 좌전 작업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 일쑤였으며 풀리지 않던 부분이 다른 자료와 교차 검증하다가 해결되자 나도 모르게 성취감에 들떠 점심 식사도 잊은 적이 부지기수다. 공자가 말한 “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 以思, 無益, 不如學也”가 바로 이러한 경지리라 감히 깨닫는 자체가 송구스럽다.
올해 새해 벽두 베이징에 갔다가 유리창 책방에 들러 다시 자료를 눈에 띄는 대로 욕심내다가 그만 너무 많아졌다. 이를 굳이 들고 오다가 우편으로 부칠 것을 그랬나 끙끙대며 수속을 마치고 인천 공항을 나서면서는 그래도 얼른 볼 수 있으니 고생값이 있으렸다 안위의 기쁨에 매서운 한겨울 추위도 반가웠다. 아니 조선시대 같았으면 이러한 책을 어찌 이토록 쉽게 얻어 볼 수 있었겠는가. 마냥 비교우위 행복감에 젖어 공항 리무진 버스 창문 밖을 내다보니 밤빛 찬란한 서울의 한강변이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이렇게 다시 작업은 이어졌지만 지루한 재점검은 다시 해를 넘겨 또 한해가 흘렀다. 들여다보면 볼수록 미진하거나 아차 잘못된 탈자, 오자, 오류가 나를 주눅들게 하였다. 마치 비밀 번호를 숨겨놓은 것과 같은 문장, 수수께끼를 풀도록 숙제를 안겨주는 것과 같은 내용, 역사적 배경과 인물의 특징, 242년의 얽히고 설킨 수많은 제후국들의 나라 일들, 족보가 뒤얽힌 경대부들의 가계, 忠과 賊이 무시로 바뀌는 끝없는 반전의 인간군상, 봄풀 나서 봄 한 철 살고, 사람 나서 한 일생 산다는 만물의 원리를 번연히 알고 있으면서도 영원히 살 것처럼 욕심과 배신의 굴레 속에서 날뛰는 사람들의 이야기. 정말 너무 복잡하여 어떻게 손을 대고 어떻게 진행해 나아가야 할지 막막 8년 세월의 거센 강물에 시달릴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이러구러 유가(儒家)의 대경전이라는 엄숙한 명제 앞에 내 마음가는 대로 풀이해 나갈 수도 없었다. ‘미언대의(微言大義)’라는 대원칙을 숨겨놓았고, 포폄(褒貶)과 시비(是非)를 바로잡고자 성인이 찬집했다니 범속한 사람이 다루어도 될까 적이 두려움이 엄습하기도 하였다. 아니 두예(杜預)는 천재성을 발휘하였고 스스로 ‘좌전벽(左傳癖)’이 있다고 자처하였으니 그 내용을 훤히 깨닫고는 얼마나 좋아하였을까. 그 때문에 그의 ‘집해(集解)’는 가위 믿을 만하고 경탄스럽다. 마찬가지로 ‘정의(正義)’를 붙인 공영달(孔穎達)이나 그 수는 많은 학자들도 그 때에 공구서도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니 머릿속 전체에 모든 것이 들어 있지 않고서야 어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렇게 착종(錯綜)해 낼 수 있었으리오?
그러나 나도 ‘이미 벌여놓은 춤’(已張之舞)이라 그 춤을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으니 이제 8년 각고의 세월을 마무리를 짓는다. 누소(漏疏)함 있으리라 걱정하면서 강호제현(江湖諸賢)께서 해량하시어 끝없는 혹독한 질책을 내려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