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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50935726
· 쪽수 : 30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이웃집에서 맞은 첫 번째 아침
2.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
3. 추억 위를 걷는 여인
4. 삶의 정상에 있을 때 이웃의 의미
5. 내 이웃에게 여유가 필요할 때
6.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7. 동네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남자
8. 키가 3미터인 아빠
9. 잘못 배달된 우편물
10. 새로운 만남, 그리고 우정
에필로그
책속에서
"맞아요. 르난은 위험을 감지했어요. 그래서 아이샤에게 아들을 데리고 가도 되는지 물어보려 전화를 했어요."
"아이샤는 근처에 살고 있나요?"
"아니, 그렇게게 가깝지는 않아요. 브라이튼에 살고 있지 않으니까."
순간 루 구제타가 떠올랐다. 등에 경련이 일어 한밤중에 깨어났을 때, 그는 먼 곳에 사는 딸이 도착하기 전까지 근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만약 르난이 동네 사람을 알고 있었다면 좀 더 가까운 피난처를 찾을 수도 있었겠네요."
이웃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었더라면 딸이 죽지 않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내 말이 어템의 마음을 아프게 할 만한 이야기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어템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궁금했다. 어템이 입을 열었다.
"만약 동네에 아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그에게 도움을 청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이지 이웃과 알고 지내고 싶을 거예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살지 못하죠. 알더라도 그저 피상적인 이야기만을 나눕니다. 타인을 정말 알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우린 거기에 시간을 쏟으려 하지 않죠."
-p.65,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 중에서
"선생님은 아주 훌륭한 가족과 집을 가지고 계십니다."
마침내 내가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다양한 관심사를 지니셨고요. 면역학, 양탄자, 가구, 음악과 같은. 그런데 어째서 시종 삶이 지루하다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빌이 나를 쳐다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글쎄요. 사실 그냥 시치미를 떼느라 그러기도 해요."
그가 입을 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묵묵히 버텨내야 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다 결국 세상을 떠납니다. 하지만 실상 나는 아주 특별히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래요? 행복하시다고요?"
그가 행복하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끼며 내가 물었다.
"물론이죠. 나는 행복합니다. 결국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건 뻔하지 않습니까? 가족과 직업, 건강, 어느 정도의 경제적 안정. 나는 정말이지 아무런 불만이 없습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내가 갖지 못한 건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뿐이에요. 소도시의 작은 동네에서라면 당연한 것으로 여길 만한, 가족을 대신할 만한 이웃 말입니다. 하지만 그게 다예요. 다른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p.244, '키가 3미터인 아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