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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50989309
· 쪽수 : 44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16
1부
1. 반짝이는 빛줄기 · 25
2. 세 가지 보물 · 38
3. 나무딸기 시럽 · 46
4. 저 멀리 출입구가 열리는 소리 · 59
5. 밝게 빛나는 영혼 · 69
6. 탈출 · 82
7. 크르 아라논 · 99
8. 나는 정처 없이 떠돕니다 · 111
9. 불쏘시개 · 125
2부
10. 나무를 깨우자 · 131
11. 엘리리아나의 손 · 148
12. 결심 · 158
13. 낯선 방문객 · 167
14. 눈 폭풍 · 180
15. 도살자 · 190
16. 우르날다의 질문 · 198
17. 씨앗 · 211
18. 아이들을 모으자! · 224
19. 안개의 마음 · 230
20. 핀의 발라드 · 242
21. 하늘을 가득 메운 새 떼 · 255
22. 기습 공격 · 270
23. 배 · 278
3부
24. 어마어마하게 깊은 바다 · 293
25. 새로운 하루 · 309
26. 황금빛 왕관 · 315
27. 하늘을 날다가 추락한 자 · 328
28. 오랫동안 잊힌 땅 · 335
29. 원 안의 별 · 349
30. 첫 번째 진동 · 362
31. 출입구 · 373
32. 가장 긴 겨울밤 · 381
33. 멀리서 들려오는 나팔 소리 · 391
34. 두 세계의 결합 · 402
35. 기적 · 417
36. 멀린의 선택 · 424
책속에서
“비참한 소식을 가지고 왔다. 최악의 위험한 순간이 다가왔다.”
다그다가 선언하듯 말했다. 다그다의 말이 바람에 흔들렸다.
“위험이라고요? 누구에게요?”
내가 물었다.
짙은 먹구름이 다그다의 얼굴을 스쳐 지나가며, 은빛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너한테, 멀린, 그리고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네 고향이었던 이 세계, 핀카이라라 불리는 바로 이곳에 위험한 순간이 다가왔다.”
나는 어깨 너머, 리아와 할리아가 잠들어 있는 저 아래 어둠을 흘끗 내려다보았다. 그러고 나서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어떻게요, 위대한 정령이여? 이 위험이 언제 닥칠까요?”
“이미 닥쳤다. 엄청난 싸움, 엄청난 슬픔이 앞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나는 두렵다.”
다그다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밤공기를 타고 울려 퍼졌다.
“그자는 저 아이의 손을 자르려 했다네, 정말이야. 엘리리아나의 손 을 말이야!”
노인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가 저 아이를 구하려 했지만, 아, 저 아이는 너무나 끔찍하게 피를 흘리다 죽어갔어.”
“정말 끔찍해요! 도대체 누가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지요? 저렇게 어린아이한테…….”
리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짓이겠지.”
내가 지팡이를 땅에 쿵 찔러 넣으며 리아의 말을 정정해주었다.
“그 전사가 누군가요? 왜 고아를 공격했지요? 다음에 어디로 갈지 말 했나요?”
나는 노인 곁으로 다가갔다.
노인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에 잠겼다. 주름진 얼굴에 빛이 반짝였다.
“크르 달로치(Caer Darloch)에 대해 뭔가 말했어. 여기서 북쪽에 있는 마을. 거기서 왔는지 그리로 가는지, 나는 모른다네.”
“또 다른 말은 안 했어요?”
노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 여자애의 죽음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어. 아, 시작! 그리고 수많은 아이들이 곧 팔다리를, 목숨을 잃을 거라고 했지. 만약…….”
“만약 뭐요?”
“만약 멀린이라는 자가 혼자서 자신과 싸우러 오지 않는다면…….”
저 위, 휙휙 스쳐 지나가는 구름이 검붉게 비추었다. 허둥지둥 날아가는 외로운 참새 한 마리의 날개도 검붉게 빛났다. 이글이글 불타는 태양이 하늘 아래 걸려, 드넓게 펼쳐진 평원 뒤로 사라지려 했다.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어, 애송이 마법사. 그러고 나면 네 환영의 진실을 알게 되겠지.’
우르날다의 그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 어느 때보다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하지만 이제 내게는 계획이 있다. 쌍칼잡이 전사를 무찌르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그자를 다시 찾으려면 소중한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그 러니 나는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도살자와 싸우는 대신, 놈이 더 이상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내 모든 열정을 쏟아부을 거다.
어깨 너머로 내 친구들의 푸릇푸릇한 정원, 그리고 땅바닥 위 씨앗 주머니를 흘끗 돌아보았다. 노부부가 이 씨앗들을 모두 모은 것처럼, 나도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하나씩, 하나씩 모을 거다! 그래, 나는 가능한 많은 아이들을 찾아 그 아이들을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주리라. 그 아이들이 고아든 아니면 가족과 떨어져 있든 상관없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핀카이라에서 가장 취약한 아이들이 도살자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섬에는 그런 아이들이 기껏해야 서른 명 정도 있을 거다. 그 정도는 모을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만약 내가 어찌어찌하여 일주일 내에 그 일을 할 수 있다면, 나는 가장 긴 겨울밤이 되기 전에 리아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