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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중국사 > 중국고대사(선사시대~진한시대)
· ISBN : 9788950991937
· 쪽수 : 680쪽
· 출판일 : 2020-09-23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한 서양 철학도의 『주역』 등반기
「상경(上經)」
1. 중천건(重天乾)
2. 중지곤(重地坤)
3. 수뢰준(水雷屯)
4. 산수몽(山水蒙)
5. 수천수(水天需)
6. 천수송(天水訟)
7. 지수사(地水師)
8. 수지비(水地比)
9. 풍천소축(風天小畜)
10. 천택리(天澤履)
11. 지천태(地天泰)
12. 천지비(天地否)
13. 천화동인(天火同人)
14. 화천대유(火天大有)
15. 지산겸(地山謙)
16. 뇌지예(雷地豫)
17. 택뢰수(澤雷隨)
18. 산풍고(山風蠱)
19. 지택림(地澤臨)
20. 풍지관(風地觀)
21. 화뢰서합(火雷噬嗑)
22. 산화비(山火賁)
23. 산지박(山地剝)
24. 지뢰복(地雷復)
25. 천뢰무망(天雷无妄)
26. 산천대축(山天大畜)
27. 산뢰이(山雷頤)
28. 택풍대과(澤風大過)
29. 중수감(重水坎)
30. 중화리(重火離)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제 핵심은 ‘오래[久]’다. 그것은 곧바로 튼튼함[健]과 통한다. 순간적으로는 누구나 중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오래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주역』의 항괘(恒卦)와도 연결된다. 『논어』 「위령공(衛靈公)」편에는 다움을 알아서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단계의 완결판을 보여준다. 그것은 고스란히 임금의 다움[君德]을 만들어가는 단계라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논어』에 숨어 있는 이 같은 공자적인 사고방식을 제대로 익혀야 우리는 『주역』에 담긴 비밀도 얼마든지 쉽게 알아낼 수 있다.
겸(謙)이라는 글자의 모양을 보자. 말[言]과 모자라다[兼]가 합쳐진 것으로 ‘말을 적게 하다’라는 뜻도 되고 ‘스스로 모자란 사람이라고 말하다’라는 뜻도 된다. 지산겸괘(地山謙卦)는 간괘가 아래에 있고 곤괘가 위에 있어, 높은 산이 낮은 땅속에 들어가 있는 형상이다. 즉 높은 다움[高德]을 갖고서도 스스로 아주 낮은 곳에 처한다는 뜻이다. 당연히 이렇게만 한다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겸괘의 효사들은 대부분 ‘길하다’라고 한 것이다. 흔히 『주역』은 아버지의 가르침이 아니라 어머니의 가르침이라고 한다. 그것은 매사에 고분고분하고 겸손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효사는 신하 입장에서 ‘왕에게 손님 대접을 받는 것이 이롭다’라고 했고 「상전」은 임금의 입장에서 ‘손님을 높이는 것이다’라고 했다. 결국 내용은 임금이 뛰어난 신하를 손님의 예[賓禮]로 극진하게 대우하는 것을 말한다. 태종 때 지신사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마침내 세종의 치세를 보좌한 황희(黃喜, 1363~1452)가 바로 관괘의 육사다. 실록을 통해 황희를 직접 접했을 때 받은 인상은 당혹감이었다.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고” 식의 능수능란, 우유부단의 황희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저 결과론적인 초상화의 한 단면으로, 위인전식 인물 서술의 폐단에 지나지 않는다. 당혹감의 이유는 다름 아닌 그의 지나칠 정도의 과단성 혹은 곧은 성품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