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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2771896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사물 이야기 하나. 사라지는 것에 대한 예의
은은함의 상실 : 백열전구와 LED전구
촉각의 퇴화 : 버튼과 터치
입자에서 픽셀로 : 필카와 디카
아이콘으로 남은 것 : 디스켓과 카세트
도시의 인력 : 리어카와 지게
사물 이야기 둘. 도시의 일상에 뿌리내린 생산 라인
회전 초밥집에서 쇼핑몰까지 : 컨베이어 벨트
삐삐에서 사물 인터넷으로 : 무선 호출기
고 스톱 기호 : 신호등
도시의 출퇴근 도장 : 교통 카드
감시와 감독 : CCTV
사물 이야기 셋. 동물을 닮은 것에 대한 고찰
멈추기 위한 편자 : 말발굽
마우스의 탄생 : 볼마우스
넘어지지 않는 의족 : 까치발
나무를 깎아 만든 동물 : 개다리소반
초록 대문의 추억 : 사자 머리 문손잡이
사물 이야기 넷. 소재가 가진 함정
맨발을 감싸는 합성 고무 : 고무 신발
액체를 담는 금속 : 알루미늄 캔과 양은 냄비
플라스틱 빌의 휴식 : 플라스틱 의자
가난한 재료와 기술 : 함석 물뿌리개
오래된 건축 자재의 재발견 : 흙벽돌과 시멘트
사물 이야기 다섯. 숨겨진 디테일의 미학
짧은 다리의 속사정 : 리모콘의 보스
왕창 찍어내기 : 파팅 라인
디자인 모방 전쟁 : 스마트폰의 에지
자투리 없애기 : 책상의 크기
사물을 마무리 짓는 것 : 책의 장정
사물 이야기 여섯. 관계와 상호 작용의 의미
가게 주인과 행인 : 간판
나의 입과 타인의 입 : 수저통
사람과 개 : 개집
사람과 시간 : 지하철 시계
창작자와 구경꾼 : 이젤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값싼 백열전구로 집집마다, 골목 구석구석을 밝히던 시절을 낭만적 기억으로 미화시키고자 함은 아니다. 텅스텐 유리알이 뿜어내는 은은한 빛에서 느꼈던 입체감, 즉 ‘깊이’ 또는 ‘두께’라고 표현할 수 있을 법한 빛 공간의 경험이 사라지고 있는 데 대한 아쉬움을 말하려는 것이다. 오래된 기술과 비효율성을 이유로 백열전구와 같은 보편적인 광원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한 정책 결정은 너무나 단편적이다. 문제가 많더라도 자연적으로 도태되도록 두면 될 것을 굳이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신기술 산업에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오래된 기술과 사용 경험을 무자비하게 없애는 꼴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꿰어 맞춰보면 도어스톱은 그럴듯한 이름의 물건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문짝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동銅이나 알루미늄 소재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것도 있고 은빛으로 도금을 한 것도 있는데 거의 대부분이 현관문의 색이나 패턴과는 전혀 맞지 않다. 이것은 단순히 사 적인 취향에 따른 판단만은 아니다. 애초에 도어스톱은 현관문에 딸려 있거나 문과 함께 디자인된 것이 아니다. 금속판으로 제작된 방화문의 경우에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사물이기도 해서 공동 주택이 완공된 뒤에 개별적으로 부착하고는 한다. 말하자면 비공식적인 사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