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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4438643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18-08-25
책 소개
목차
언더커버 7
여자의 적 77
그녀가 있던 카페 137
인덱스 167
개평 215
취조관 레이코 281
꿈속에서 305
어둠의 빛깔 345
리뷰
책속에서
사람은 저마다 자기만의 인간관을 갖고 있고, 물론 레이코도 마찬가지였다. 청탁, 명암, 애증, 표리. 양면을 가진 까닭에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100점 만점의 선한 사람이 없듯 손톱 끝부터 깊은 뼛속까지 악한 사람도 없다. 지금까지 레이코가 담당했던 살인범도 차분히 마주해보면 인간다운 온기나 인정 한 조각쯤은 보여주었다. 희대의 살인 사건 ‘스트로베리 나이트’의 주범도 실범 ‘에프’가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크게 동요했다. 애초에 그 사건은 삶과 죽음의 가치 판단이 둔해진 현대 사회에 대한 안티테제적 측면이 있었다.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 될 범죄였지만 누군가가 그 사건에 아무 의미도 없었느냐고 묻는다면 레이코는 아니, 하고 대답할 것이다. 인간은 ‘스트로베리 나이트’ 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그러나 그 사건이 던져준 명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목표를 갖고 그것을 달성하려고 한다. 그 자체만으로 훌륭하고, 모름지기 사람이란 그래야 한다고 레이코 자신도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의욕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괴사시키는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면, 사람은 대체 무엇을 이정표 삼아 주어진 나날을 살아가야 할까.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노력이 지나치면 안 된다. 그렇다면 그 적정선은 어디까지를 한계로 보아야 할까. 다른 사람들은 그 적정선의 한계를 알까.
다다미도 이불도 마치 고지도 같았다. 갈색으로 얼룩진 육지. 저쪽에는 대륙을, 이쪽에는 섬과 기묘한 신세계를 만들어놓았다. 그 속에 빠진 쥐 같은 작은 동물의 시체. 그러나 지금은 파리나 바퀴벌레 같은 벌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벌써 이곳은 그럴 가치도 없을 만큼 말라비틀어진 죽음의 방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