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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머트리

시머트리

혼다 데쓰야 (지은이), 이로미 (옮긴이)
자음과모음
1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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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머트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시머트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4438605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8-08-25

책 소개

'레이코 형사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시머트리>는 단순히 문장의 가독성을 넘어 이야기가 가진 추진력, 다시 말해 독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폭발적인 힘을 담은 일곱 편의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모호한 사건이 주로 담겨 있어 독자들에게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목차

도쿄 7
지나친 정의감 45
오른손으로는 주먹을 날리지 말 것 85
시머트리 125
왼쪽만 보았을 경우 163
나쁜 열매 203
편지 241

저자소개

혼다 데쓰야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일본에서 가장 농밀한 범죄소설을 쓰는 작가 도쿄에서 태어나 가쿠슈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2002년 흡혈귀를 주인공으로 한 에로틱 SF소설 《다크사이드 엔젤코린 요괴의 꽃》으로 제2회 ‘무’ 전기소설대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후로 지금까지 매년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범죄자를 해부하는 듯한 날카로운 서술과 밀도 높은 범죄 묘사, 경찰 조직과 수사 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로 유명하다. 특히 주요 사건의 잔인성과 농밀한 묘사로 2009년 경찰들이 선정한 최고의 경찰소설 작가로 뽑혔다. 대표작으로는 2003년 호러서스펜스대상 특별상을 수상한 《액세스》, 걸작 경찰소설의 탄생이라는 극찬을 받은 《지우》, 카호(夏帆)가 여 주인공을 맡아 드라마로 제작된 《히토리 시즈카》, 개성 넘치는 여형사 히메카와 레이코를 주인공으로 한 《스트로베리 나이트》, 그 밖에 《셰어하우스 플라주》, 《마스야마 초능력사 사 무소》 등이 있으며, 대부분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고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세뇌 살인》(원제:짐승의 성)은 작가의 특징을 그야말로 극대화한 작품으로, 한 맨션에서 일곱 명이 살해되고 해체된 엽기 범죄 ‘기타큐슈 일가족 감금살인사건’을 재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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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미 (옮긴이)    정보 더보기
1974년 성남에서 출생하였고, 인하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때부터 한일 간의 문화와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가져, 세종대 정책과학대학원 국제지역학과에서 일본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문학지 『후네』, 『썸씽』, 『구자쿠센』 등에 한국 시인의 시를 다수 번역하여 소개했으며, 이효석이 1940년대에 발표한 『녹색의 탑』을 포함한 소설 다섯 편과 산문 열일곱 편 등 일본어 작품을 한국어로 번역한 바 있다. 그 밖에도 과학 인문서 『아인슈타인과 원숭이』를 비롯하여 『고양이와 함께 행복해지는 놀이 레시피』, 『산월기·이릉』,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등산열차』 등 일본 소설을 번역하였고, 혼다 데쓰야의 레이코 형사 시리즈 일곱 편의 역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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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너 몇 살이지?”
미요코는 여전히 오른손으로 난간을 잡은 채 몸을 뒤로 뻗친 상태였다.
“열여섯 살이지? 나는 쉰여섯이야. 너보다 40년은 더 살았지.” 1미터 정도 거리를 좁혔다.
“그래도 아직 하고 싶은 일이 수두룩해. 60세 정년 때까지 일하다가 퇴직하면 아내와 온천 여행이나 다니고 싶어. 우리 집에는 아이가 없거든. 아내나 나나 해외여행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어서 하와이든 어디든 가봤으면 하는 바람이야.”
고구레의 목소리가 떨렸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도 틀렸지. 의사한테 말기 암 선고를 받았거든.”
“네?”외마디 소리를 지른 이가 미요코였는지 레이코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_「도쿄」


“아들인 히데키를 자신의 손으로 처벌하기 위해서죠. 아즈마와 오바처럼 말입니다.”
머릿속에서 엄청난 파리 떼가 소용돌이치며 날아다니는 듯했다. 외부의 소리는 모조리 사라지고 내부에서 울려 퍼지는 소음만 남았다. 광기, 그것은 어느 곳도 아닌 바로 레이코 안에 존재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구라타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렸다.
“제 생각이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닙니다. 이곳을 수차례 오가면서 차츰 정리된 내용이죠. 경위님은 이 동네를 그렇게 찾아오면서 단 한 번도 히데키를 면회하지 않으셨습니다. 면회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담장 밖에서 거닐기만 하셨습니다. 아드님과 한 번이라도 만났다가는 그만 용서해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나요? 자칫 히데키에게 갱생할 기미가 엿보이기라도 하면 본인 손으로 처벌하겠다는 의지가 무너질까 봐 두려웠던 것 아닌가요?”
_「지나친 정의감」


“내가 여기 올 줄 어떻게 아셨습니까?”
열차가 지나가고 빛이 멀어지자 여자의 표정은 다시 사라졌다. 하지만 내 망막에는 선명하게 남았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예언자 같은 눈빛. 짙은 립스틱을 바른 입술. 그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 말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운 힘. 지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부족하지만 정확한 표현은 떠오르지 않는다.
“저라면 그랬을 것 같아서요.”
내가 잠자코 있자 그녀는 난간으로 다가갔다. 추락 방지용 철조망을 양손으로 잡고 철컹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흔든다. 손뿐 아니라 온몸의 힘을 실어 흔든다.
“만약 제가 범인이었다면 이런 밤에는 현장을 보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목이 바싹바싹 탄다. 숨을 쉬기만 해도 기도가 막히는 느낌이다. 쪼그라들 것 같다.
제발, 누가 좀 살려줘!
_「시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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