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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4438605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8-08-25
책 소개
목차
도쿄 7
지나친 정의감 45
오른손으로는 주먹을 날리지 말 것 85
시머트리 125
왼쪽만 보았을 경우 163
나쁜 열매 203
편지 241
리뷰
책속에서
“너 몇 살이지?”
미요코는 여전히 오른손으로 난간을 잡은 채 몸을 뒤로 뻗친 상태였다.
“열여섯 살이지? 나는 쉰여섯이야. 너보다 40년은 더 살았지.” 1미터 정도 거리를 좁혔다.
“그래도 아직 하고 싶은 일이 수두룩해. 60세 정년 때까지 일하다가 퇴직하면 아내와 온천 여행이나 다니고 싶어. 우리 집에는 아이가 없거든. 아내나 나나 해외여행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어서 하와이든 어디든 가봤으면 하는 바람이야.”
고구레의 목소리가 떨렸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도 틀렸지. 의사한테 말기 암 선고를 받았거든.”
“네?”외마디 소리를 지른 이가 미요코였는지 레이코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_「도쿄」
“아들인 히데키를 자신의 손으로 처벌하기 위해서죠. 아즈마와 오바처럼 말입니다.”
머릿속에서 엄청난 파리 떼가 소용돌이치며 날아다니는 듯했다. 외부의 소리는 모조리 사라지고 내부에서 울려 퍼지는 소음만 남았다. 광기, 그것은 어느 곳도 아닌 바로 레이코 안에 존재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구라타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렸다.
“제 생각이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닙니다. 이곳을 수차례 오가면서 차츰 정리된 내용이죠. 경위님은 이 동네를 그렇게 찾아오면서 단 한 번도 히데키를 면회하지 않으셨습니다. 면회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담장 밖에서 거닐기만 하셨습니다. 아드님과 한 번이라도 만났다가는 그만 용서해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나요? 자칫 히데키에게 갱생할 기미가 엿보이기라도 하면 본인 손으로 처벌하겠다는 의지가 무너질까 봐 두려웠던 것 아닌가요?”
_「지나친 정의감」
“내가 여기 올 줄 어떻게 아셨습니까?”
열차가 지나가고 빛이 멀어지자 여자의 표정은 다시 사라졌다. 하지만 내 망막에는 선명하게 남았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예언자 같은 눈빛. 짙은 립스틱을 바른 입술. 그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 말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운 힘. 지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부족하지만 정확한 표현은 떠오르지 않는다.
“저라면 그랬을 것 같아서요.”
내가 잠자코 있자 그녀는 난간으로 다가갔다. 추락 방지용 철조망을 양손으로 잡고 철컹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흔든다. 손뿐 아니라 온몸의 힘을 실어 흔든다.
“만약 제가 범인이었다면 이런 밤에는 현장을 보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목이 바싹바싹 탄다. 숨을 쉬기만 해도 기도가 막히는 느낌이다. 쪼그라들 것 같다.
제발, 누가 좀 살려줘!
_「시머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