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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88954450348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4-04-23
책 소개
목차
첫째 밤 문학의 승리
둘째 밤 루터, 문학자이기에 혁명가
셋째 밤 읽어라, 어머니인 문맹의 고아여 — 무함마드와 하디자의 혁명
넷째 밤 우리에게는 보인다 — 중세 해석자 혁명을 넘어
다섯째 밤 그리고 380만 년의 영원
발(跋)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사고하고 쓰는 행위에 도전하려고 할 때 저에게는 니체의 말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그의 책을 읽었다기보다 읽고 말았습니다. 읽고 만 이상, 거기에 그렇게 쓰여 있는 이상, 그 한 행이 아무래도 옳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은 이상, 그 문구가 하얀 표면에 반짝반짝 검게 빛나 보이고 만 이상, 그 말에 이끌려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 한 행의 검은 글자, 그 빛에.
루터는 이상할 정도로 ― ‘이상해질 정도’로 ― 철저하게 성서를 읽고 또 읽었습니다. (……) 이 세계의 질서에는 아무런 근거도 없습니다. 게다가 그 질서는 완전히 썩어빠졌습니다. 다른 사람은 모두 이 질서를 따르고 있습니다. 이 세계는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에 따른 것이고, 따라서 이 세계의 질서는 옳고 거기에는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루터를 제외하고. 교황이 있고 추기경이 있고 대주교가 있고 주교가 있고 수도원이 있고, 모두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지만 아무리 읽어도 성서에는 그런 것이 쓰여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대혁명에서 집중해야 하는 것은 혁명의 과정에서 폭력에 의해 권력을 탈취하는 것이 선행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텍스트를 읽고, 다시 읽고, 쓰고, 다시 쓰고, 번역하고, 천명하는 것. 그 과정에서 폭력적인 것이 나타나는 일은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혁명에서는 텍스트가 선행합니다. 혁명의 본질은 폭력이 아닙니다. 경제적 이익도 아니고 권력의 탈취도 아닙니다. 텍스트의 변혁이야말로 혁명의 본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