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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국제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54649940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18-04-1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대통령이 경례를 받았다 009
1부
1. 자본주의: 유령 이야기 017
2. 안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080
3. 죽은 남자가 말을 하다 092
2부
4. 카슈미르에 열린 불화의 열매 109
5. 민주주의하기 딱 좋은 날이네 120
6. 아프잘 구루를 목매단 결과 129
마치며: 피플스유니버시티 강연 145
옮긴이의 말 151
주 163
리뷰
책속에서
쫓겨났던 사람들이 원래 살던 마을로 돌아가보니, 그곳은 이미 거대한 댐과 채석장의 흙먼지 구덩이 아래로 사라지고 없었다. 고향에 들어앉은 것은 굶주림, 그리고 경찰이었다. 숲은 무장한 게릴라들로 가득 차 있다. 카슈미르, 나갈랜드, 마니푸르 등 변경에서 일어난 전쟁들이 어느새 인도의 심장부로 옮겨와 있었다. 사람들은 먼지투성이 공사판의 우리 같은 집과 길거리의 삶이 기다리는 도시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이 넓디넓은 나라에서 자신들이 살 구석은 어디쯤 있을지 궁금해하면서.
현대 도시에서 용납될 수 없는 태도를 지닌 두 어린 범죄자가 경찰의 촘촘한 감시망을 뚫고 교차로에 정지해 있던 번쩍이는 차에 접근했다. 가죽으로 된 운전석 시트에는 선글라스를 쓴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들은 수치심도 없이 돈을 요구했다. 둘 다 키가 차창 높이에 닿을락 말락 했다. 이름은 각각 룩미니와 캄리였다. 아니면 메루니사와 샤바노였을 수도 있다(누가 관심이나 있을까마는). 여자는 부자인데 착하기까지 했다. 돈을 건네며 엄마 같은 조언도 몇 마디 함께 건넸다. 캄리(또는 샤바노)의 손에 쥐어진 돈은 10루피였다. “나눠 가지렴.” 운전자는 그렇게 말하고 신호등이 바뀌자마자 속도를 높여 사라졌다. (…) 마침내 두 여자아이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다른 수천 명의 델리 아이들이 그랬듯이.
우리는 모두 타타 스카이로 텔레비전을 보고, 타타 포톤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고, 타타 택시를 타고, 타타 호텔에 묵고, 타타 도자기에 담긴 타타 티를 타타 철강에서 만든 티스푼으로 저어가며 마신다. 우리는 타타 서점에서 타타 책들을 산다. 우리는 타타의 녹을 먹고 산다. 우리는 포위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