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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55171754
· 쪽수 : 384쪽
목차
상권
도대체가 인간이라는 족속이란
끼리끼리 논다더니 정말…
엉뚱한 사람도 연애는 한다?
돈과 권력에는 무조건 복종하라!
사람을 골탕먹인 도둑, 고양이를 골탕먹인 도둑
허풍쟁이의 실연 이야기
하권
옷을 입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다!
선생을 못살게 구는 학생들
세상은 미치광이들이 사는 곳이다
자식들이나 제자들이나 철딱서니 없기는 마찬가지
죽어서 태평을 얻겠다
나쓰메 소세키의 생애와 연보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그러자 주인이 부인을 향해,
"방금 이 녀석의 야옹하는 울음소리가 감탄사인지 부사인지 알아?"
하고 물었다.
부인은 너무도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이 질문은 목욕탕에서 흥분했던 것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아서 나왔다고 생각했을 정도이다. 원래 주인은 근처에서도 괴팍하기로 유명한 사람으로, 실제로 어떤 사람은 분명히 정신병자라고 단언을 했을 정도이다. 그런데 주인은 대단한 자신감을 가지고 “내가 정신병자가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정신병에 걸렸을 뿐”이라고 우기고 있다. 동네 사람들이 주인을 개라고 부르자 주인은 공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하면서 그들을 돼지라고 부른다. 사실 주인은 어디까지나 공평성을 유지하려고 하는 모양이다. 골치 아픈 사람이다. 이런 사내니까 이런 이상한 질문을 부인에게 불쑥 꺼내는 것이 주인으로서는 식은 죽 먹기 같은 작은 사건일지 모르지만, 그런 질문을 받는 쪽으로 보면 정말 정신병자에 가까운 사람이나 할 만한 말이다. 그래서 부인은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당연히 뭐라고 대답할 방법이 없다. 그러자 주인이 당장 커다란 목소리로,
"이봐."
하고 불렀다.
부인은 깜짝 놀라며 "네." 하고 대답했다.
"그 '네'는 감탄사야, 아니면 부사야?"
"어느 쪽이건 그런 하찮은 일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잖아요."
"상관이 없기는. 이것이 실제로 국어 전문가들의 두뇌를 지배하고 있는 큰 문제야."
"아니, 세상에. 고양이 울음소리가 말이에요? 황당한 일이네요. 고양이 울음소리는 일본어가 아니잖아요."
"그러니 말이야. 그게 어려운 문제인 거야. 비교연구라고 하지."
"그래요." 하고 대답한 부인은 똑똑한 사람이어서 이런 황당한 문제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쪽인지 알았나요?"
"중요한 문제이니 만큼 그렇게 금세 알 수는 없지." 하고 생선을 우적우적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