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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57075524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1-03-22
책 소개
목차
이야기 밖1
자료 A / 자료 B / 자료 C
제1부
아버지 Ⅰ / 딸 Ⅰ / 아버지 Ⅱ / 딸 Ⅱ / 아버지 Ⅲ / 딸 Ⅲ / 아버지 Ⅳ + 딸 Ⅳ / 어머니
제2부
가족 Ⅰ / 가족 Ⅱ / 가족 Ⅲ
이야기 밖2
시오코
해설
리뷰
책속에서
나는 생각했다. 사람의 인생은 성취한 것, 앞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만이 아니라, 결코 성취하지 못했지만, 그러나 성취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것으로 채워진다. 산다는 것은 성취될 수 있었을 것의 일부를 성취한 것으로 바꾸고, 나머지를 모두 성취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것으로 밀어 넣는, 그런 작업의 연속이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면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 없고, 어떤 사람과 결혼하면 다른 사람과는 결혼할 수 없다. 직설법 과거와 직설법 미래의 총계는 확실하게 감소하고, 가정법 과거의 총계는 그만큼 늘어간다.
그리고 그 양자의 균형은 필시 서른다섯 살 무렵에 역전한다. 균형이 유지되던 최소한의 지점을 시나브로 넘어서면 인간은 과거의 기억이나 미래의 꿈보다는 오히려 가정법의 망령에 시달리게 된다. 그것은 애당초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제아무리 현실에서 성공을 거둬 안정된 미래를 손에 넣는다 해도 결코 그 우울에서 해방될 순 없다.
우리는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세계의 그 사람만을 사랑하는 걸까. 우리는 가족을 만들 때, 그 세계의 그 사람하고만 가족을 만드는 걸까. 우리는 죽을 때, 그 세계에서 사랑했던 사람들에게만 에워싸여 죽음을 맞는 걸까. 나는 분명 몇 년 안에 죽겠지. 평행세계의 중량이 내 맑은 정신을 짓눌러버리겠지. 세계 역시 멸망하겠지. 그때 내 곁에 있어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나에게는 힘이 있다. 다른 세계의 나는 불가능한 일을 할 수 있다. 지금의 나라면 양자적으로 확산되어버린 가족을 다시 불러 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