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7985045
· 쪽수 : 168쪽
책 소개
목차
연애 세포 핵분열 중 / 김은재
사과를 주세요 / 진 희
우산 없이 비올라 / 허혜란
바다를 삼킨 플랑크톤 / 이순미
발행인의 말
작가 약력
리뷰
책속에서
입학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근복이네 반에서는 벌써 다섯 커플이 탄생했다. 이 추세라면 28명이 정원인 반 안에서 솔로들이 소수가 될 판이었다. 3월 초에 반 단합 대회를 했던 고기 뷔페에서 눈 맞아 썸 타다가 바로 사귀게 된 석용-효림 커플과 성훈-가영 커플은 정말 눈꼴사나웠다. 35세 노처녀인 담임 윤희 샘이 간혹 교실을 들여다보다가 "야, 너희 떨어져!"라고 외칠 만큼 두 커플의 애정 행각은 솔로들의 마음을 괴롭게 했다.
"지금 우선 귀찮고 입장 곤란하니까 선심 쓰듯 던져 주는 사과는 진짜 사과가 아니라는 얘기지, 내 말은. 시간에 정성을 더해서 상대가 왜 상처받았는지 알아가는 게 먼저. 사과는 그런 다음에 진심으로 다가서는 일이어야 해. 가능하다면 여러 번, 그리고 지속해서. 성가시니까 치워 버리기 위해서, 부끄러우니까 잊어버리고 묻어 버리기 위해서, 먹고 난 종이컵 쓰레기통에 내던져 버리듯이 한 번 쓱 해치우는 행동이 아니라."
"얘, 선욱아! 커다란 물고기가 말여. 아니지, 호랭이가 말여. 날쌔고 커다란 호랭이가 작은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 말이다. 어쩔 거 같냐?"
"뭐, 잽싸게 달려가서 앙하고 물겠지."
"그러겄지? 재빠르게 잡을 것이여. 아무리 더 크고 힘이 세도 토끼에게 '야, 간식거리! 이리 와 봐!' 하지는 않겄지?"
나는 웃었다. 할머니는 말을 이었다.
"아무리 작아도 잡히지 않으려고 있는 힘껏 도망갈 테니 말이여. 호랭이가 작은 토끼 한 마리 잡을 때도 열심히 달려가는 것처럼 할미도 뭐든지 열심히 할라고 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