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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시대 일반
· ISBN : 9788958208921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4-08-19
책 소개
목차
· 개정판 서문
· 초판 서문
· 조병덕은 누구인가?
· 들어가며 ―아버지가 보낸 편지
1장. 조병덕의 가계와 학맥 그리고 생애
노론의 숙명을 타고나다 ―조병덕의 가계와 학맥
슬프고 처량한 유학자 ―조병덕의 생애
2장. 일상공간으로서의 삼계리와 청석교
호리병 속 아버지 ―삼계리와 조병덕
저잣거리의 아들 ―청석교와 조장희
십리, 아버지와 아들의 거리 ―삼계리와 청석교
3장. 생계로서의 도덕경제
가난한 유학자의 점잖은 사치 ―조병덕가의 지출
밭 가는 유학자 ―조병덕가의 수입
조경모독, 하나의 이상 ―조병덕의 생존철학
4장. 19세기 조선의 정치 그리고 사건들
천만 뜻밖의 변괴 ―교졸돌입사건
투장 사건 ―화산사
아들의 토호질 ―조장희정배
5장. 왕래망 사회
바깥 세상 소식 ―조병덕의 정보
편지 심부름꾼 ―전인
더불어 도를 추구하다 ―조병덕의 왕래망
6장. 변괴 가득한 세상
· 편지선
· 조병덕의 연보
· 자료
· 참고문헌
·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가 늘 체증과 함께 설사로 고생하는 것은, 오직 걱정과 고민 속에 좋은 상황은 하나도 없는 데서 비롯되었다. 단지 죽음이 오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다시 무슨 말을 하겠느냐?
주경야독이라지만, 농사를 아무나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서울의 대갓집에서 태어나 문약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농사일을 할 수 있었겠는가? 게다가 예의와 체면에 젖어 있는 사람이 궁핍한 농촌생활을 견딜 수 있었겠는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농촌에 적응하지 못한 조병덕은 재산을 까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주경야독은 이상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그는 수령으로 있는 자제들의 선물과 증여로 메울 수밖에 없었다.
조선시대 양반의 삶은 공과 사로 구분되어 있었다. 학문, 벼슬살이, 사회생활은 공에 속했고, 가정생활은 사에 속했다. (중략) 그들은 감정까지도 공과 사로 구분하고 있었다. 혹 사적인 감정이 드러날 경우, 반드시 ‘사적인’이라는 수식어를 앞에 붙였다. 가령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사적으로’ 슬펐고, 아들이 과거에 합격하면 ‘사적으로’ 기뻤다. 조병덕 편지의 내용은 사적인 영역에서도 가장 내밀한 부분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