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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사 일반
· ISBN : 9788958624646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6-02-29
책 소개
목차
1부 근대의 심장을 찾아서 - 개항부터 한국병합까지
경복궁 권력성의 토폴로지로 점철된 공간
◎ 보이기와 보기, 이용하기의 기시감
덕수궁 ‘제국의 운명’이 엇갈린 곳
장충단공원 오욕의 역사가 아로새겨진 공간
남산 아픈 권력의 공간에서 즐거운 일상의 공간으로
◎ 건축으로 따라가 본 남산의 현장
옛 부민관·서울시의회 청사 한국 정치의 ‘중심의 주변’
◎ 복합 문화 공간에서 문화 통제의 상징으로 변질되다
◎ 재활용을 거듭한 건물
명동·충무로 금융·경제·소비문화의 중심, ‘경성의 긴자’
2부 머나먼 여정, 식민에서 독립으로 - 일제강점기부터 해방까지
옛 서대문형무소 민족 해방을 위한 번제의 제단
◎ 문학 작품에 비친 서대문형무소
탑골공원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장소에서 저항의 못자리로
천도교 중앙대교당 항일 투쟁과 민중 집회의 거점
◎ 역사로 보는 천도교의 흥망성쇠
인천항 굴곡진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정체성 찾기
◎ 경계의 공간 - 영화와 드라마 속 인천
목포항 동백꽃처럼 타오르다 슬프게 시든 도시
◎ 목포가 낳은 문화예술인
군산항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본거지
◎ 채만식이 《탁류》에서 그린 군산항
옛 광주고등보통학교 청년 학생 운동의 시발점
◎ 진리의 장소를 산다는 것
부산항 근대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불린 공간
◎ 예술의 무대가 된 부산항
옛 부산동척빌딩·미문화원 시대의 질곡이 주름처럼 새겨진 곳
◎ 복수의 이름을 가진 곳에서 기억과 치유의 장소로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동아시아 혁명의 거점에 자리했던 조선 독립운동의 심장부
◎ 역사에 묻힌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풍경
만주 역사 인식이 충돌하는 항일 무장 투쟁의 무대
3부 새로운 출발, 그러나 아픈 - 해방 후부터 1960년대까지
청와대 권력의 장소에서 열린 소통의 공간으로
◎ 청와대와 풍수 정치학
경교장 거듭된 반전의 역사, 박제된 장소성
이화장 서로 다른 기억이 충돌하는 공간
서울대학교 지워진 시간의 흔적과 공간의 정치학
◎ 역대 서울대학교 총장의 계보
제주도 치유되기 힘든 푸른 평화의 섬
◎ 조작된 평화와 가상현실의 세트장
지리산 산화한 넋들의 이야기를 품다
◎ 영원한 ‘소수의 화원’
거창 산 자와 죽은 자의 공명이라는 숙제
소록도 회고적 다크투어의 대상이 된 추방의 땅
◎ 시와 소설에 그려진 ‘작은 사슴의 섬 ’
부산국제시장 삶의 애환과 생존 경쟁이 끓어오르던 용광로
판문점 장벽이자 통로라는 이중성을 내포한 장소
용산 100여 년간 이어진 외국군 주둔의 현장
◎ 용산과 삼각지는 어디에?
매향리 죽음 같은 폭음이 멎은 땅
4부 영광의 길목 - 197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마산 앞바다 그 바다에서 역사가 솟구쳐 올랐다
◎ 3.15의거와 김주열 열사
국립4·19민주묘지 살아남은 자의 비루함, 혹은 역사의 아이러니
◎ 영원한 청년들의 기묘한 동거
울산공업지구 근대화를 견인한 중화학 단지의 두 얼굴
포항제철 모래 벌판에서 일군 ‘성공 신화’의 명암
여의도광장 생태공원으로 덮어버린 광장의 기억
경부고속도로 근대화를 향해 질주한 ‘마음의 고속도로’
서울역 탈향·민주화·시간을 가속화한 수도의 관문
◎ 무성 영화에 그려진 경성역
구로공단 산업화가 만들어낸 고난과 희망의 교차로
◎ 허기진 ‘노동의 새벽’에서 ‘외딴방’의 성장통까지
청계천 평화시장 개발과 복원으로 사라진 청계천의 역사
◎ 전태일다리 너머로 바라본 세상
금남로와 옛 전남도청 민주화 운동의 지성소
◎ 오월의 기억을 말한다는 것
명동성당 ‘아고라’에서 ‘구원과 선교의 성당’으로
◎ 명동성당 건축 약사
책속에서
“산처럼 쌓인 근대적 상품과 첨단 기술의 승강기, 카페.음악실.휴게실을 갖춘 백화점이 본정과 명치정 일대에 세워지면서 이곳은 유행을 좇아 패션을 선도하는 ‘모던 걸’이 거니는 소비문화의 거리가 되었다. 그러면서 화려한 물질문명에 홀린 식민지 상층 부르주아는 제국의 번영에 영혼을 팔기 시작했다. …… 오늘날의 충무로와 명동은 구한말 일본인들의 거류지였던 진고개에서 출발해, 일제강점기에는 말 그대로 ‘경성의 긴자’로서 조선의 금융.경제.문화를 장악하고 선도했던 곳이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지금, 명동은 서울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쇼핑 장소로 또다시 북적이고 있다. 이곳을 찾는 외국인, 특히 일본인에게 시간을 넘어서 관통되는 명동과 충무로의 장소성은 무엇일까?”
― 1부 〈명동.충무로│금융 경제 소비문화의 중심, ‘경성의 긴자’〉 중에서
“이곳에서 감시와 통제, 끊임없는 노역과 처벌만이 관철됐던 것은 아니다. 독립운동가나 민주화 운동가 들은 서로 다른 감방에서 미리 정한 암호로 벽을 두드려서 통신하는 도산 안창호식의 타벽통보법으로 소통했다. 3.1운동 수감자들은 통방을 개발해 서로 의사소통을 했는데, 어윤희, 유관순의 3.1운동 1주년 기념 만세 투쟁이나 1920년대 말 최양옥이 조직한 대한독립군 공명단의 태업과 파업 투쟁이 가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강고해 보이는 파놉티콘의 감시와 통제의 공간을 비틀고 변주하는 저항 공간은 민족 해방과 민주화를 염원했던 이들의 노력으로 늘 존재해왔다. 그런 점에서 서대문형무소는 감시와 통제의 일상 공간, 노역과 제조의 생산 공간, 억압과 폭력적 고문과 처벌의 공간, 그리고 그 내부에 민족 해방과 민주화 운동 전략을 고심하는 반反감시 공간이 존재하는 4중 구조의 공간이었던 셈이다.”
― 2부 〈옛 서대문형무소│민족 해방을 위한 번제의 제단〉 중에서
“물리적 공간만으로 장소성과 토폴로지적 의미가 생성되지는 않는다. 공간이 역사적 장소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장소의 공간성에 시간성을 함축하는 기억으로서의 의미 좌표가 더해져야 한다. 역사적 공간이 사라지면 그 장소성도 함께 소멸하고 만다. 역설적으로 경교장이 그나마 현재의 모습이라도 유지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친일 갑부의 저택으로 지어졌으나 임시정부 청사가 되었고, 또다시 외국 대사관, 재벌의 병원으로 사용되면서 익명의 공간으로 변하고 지금은 높은 건물들에 둘러싸여 어색하게 서 있는 경교장의 토포모르포시스topomorphosis(공간의 변화상)는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하다.” ― 3부 〈경교장│거듭된 반전의 역사, 박제된 장소성〉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