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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어쭈구리 한윤수](/img_thumb2/9788958872382.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8872382
· 쪽수 : 355쪽
· 출판일 : 2025-05-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감사의 말씀
눈물의 페달
학교는 싫어
야반도주
갈치
오므라이스
노리끼리
밀수의 도시
반장 선거
기피 인물
흰 쌀밥
고요한 청주 마을
소림사
히틀러
팥빙수
수박 서리
걸어가는 마라톤
메리 크리스마스
로베스피에르
3년 주기설
왕까마귀
아버지의 몰락
엉덩이부터 떨어지는 덤블링
말로 하는 물리학
빵 내기 축구 시합
여성 찬미
어딘가에 있겠죠
불쌍한 사람
제비 꼬리
성냥팔이 소년
산동네
비원학파
작은 새
작은 틈 사이
월광곡
장모의 죽음
판초 빌라
무데뽀
나의 누이여, 나의 신부여
일하는 아이들
물 위를 걷는 오윤
산체스네 아이들
눈동자
비바람 속에 피어난 꽃
독장수 구구
양어장의 꿈
인민배우
오윤의 죽음
마이너스의 손
빚쟁이
고부일기 시리즈
볼가강의 죄수
CIA
아테네 방식
창섭이
빌라도
갈 곳 없는 전도사
늙다리 목사
일요일 상담
바스카의 슬픈 사연
콜럼버스의 달걀
아무도 오지 않는 상담소
다시 혼자가 되어
해결사
오랑캐꽃이 핀다
맺는말
후기
지은이에 대해
저자소개
책속에서
1.
1977년 말쯤 어떤 대학생이 전화를 해 왔다. 거기가 청년사가 맞냐고. 맞다고 했더니 찾아가도 되냐고 물어서 된다고 했더니 대학생들이 두 명인가 세 명이 왔다.
맨 앞에 선 얼굴이 핼쑥한 학생이 서울사대 역사교육과에 다닌다는 김융희였다. 야학에 다니는 노동자들의 글을 모아 왔는데 책으로 낼 수 있느냐는 거였다. 있다고 했더니 그제야 보따리를 풀었다.
그때 처음으로 노동자들의 글을 보았다. 원고지에 서투르게 쓴 글씨, 심지어 노트에 쓴 거도 있고 연필로 쓴 거도 있다. 흙냄새가 물씬 났다. 그리고 가슴이 쿵쿵 뛰었다. 속으로
“바로 이그야!”
2.
나는 뼈다귀에 가죽만 두른 쭈굴쭈굴한 형태로 태어났다. 별명이 쭈구리였다. 식구들이 부를 때 이렇게 불렀다. 엇! 쭈구리 또는 어쭈구리!
굉장히 병약하고 살이 없고 뼈다귀만 있어서 어머니 속을 태웠는데 어머니가 콩밭에서 똥을 누다가 우연히 발견한 살찐 참개구리를 고아 먹은 후로는 살이 차츰 붙어서 결국 사람처럼 변하였다. 여기에 대해서만큼은 어머니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그러나 참개구리를 먹었는데도 이상하게 청개구리처럼 변하여서 어머니나 외할머니가 나를 업고 가다 내 마음에 안 드는 쪽으로 가면 뒤로 벌떡 넘어져 발모가지만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그래서
“얘가 왜 이렇게 승질이 못되어 먹었댜”
소리를 많이 들었다.
3.
나는 아무도 안 가는 화성으로 가기로 마음먹고 시청 홈페이지를 보았다. 외국인 담당이 딱 두 명이다. 지역협력계에 하나, 화성 보건소에 하나. 이거부터가 말이 안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가장 많은 한국 최고, 톱, 1위, ‘외국인 도시’에 담당은 단 두 명이라니. 미안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우리나라에 외국인을 돌보거나 관심을 갖는 곳이 없다.
시청 지역협력계에 가서 물었다.
“외국인 도와주는 데가 있나요?”
“이렇다 할 만한 데가 없어요.”
그렇다면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