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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9757343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4-12-22
책 소개
목차
앞이야기 _ 햐쿠미 가에서 보낸 나날
햐쿠미 가
감금방
은거방의 다실
백사당
다오 초등학교
도도야마 산
장송백의례
마모우돈
뒷이야기 _ 햐쿠미 가의 장송
다시 햐쿠미 가로
다미 할멈
모래톱의 집
새어머니 경야
모가리야에서
괴이
헤매는 자
남자의 길고 긴 이야기는 끝없이 계속됐다
리뷰
책속에서
‘금단의 방’이라고도 할 수 있는 햐쿠미(百巳) 가의 그 불길한 곳에 들어갔던 게 몇 살 때더라. 정확하게 말하자면 금단의 ‘방’이 아니라 금단의 ‘별채’이지만…….
엷은 막 너머의 풍경인 듯한 기억 속에서 그곳은 언제나 묘하게 으스스하면서도 말로는 다 못할 만큼 경외심을 자극하는 집으로 떠오른다.
발이 스르르 움직였다.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지 안 닿는지 모를 만큼 묘하게 발을 놀려 걸음을 옮겼다. 얼핏 보기에는 우아한 걸음걸이였다. 그런데도 꺼림칙하고 무시무시한 뭔가가 바닥을 기어오고 있기라도 하는 듯 보였다. 금방이라도 스륵 하고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았다.
이윽고 칸막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여 거대한 나이테 앞에 그것이 나타났다.
요괴가 모습을 드러냈다.
괴물의 정체는 요괴였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별채에서 냅다 달아나려고 했을 때였다.
“게 누구 있느냐…….”
눈앞의 맹장지 너머에서 섬뜩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나는 가위에 눌린 것처럼 옴짝달싹도 할 수 없었다. 그 후로도 가위에 눌린 경험은 몇 번이나 있었지만, 인생을 살며 이때만큼 진심으로 무서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스으읍…….
또 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하아아앗…….
하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새애애액…….
점점 소리가 다가오는 듯했다.
스으읍…….
맹장지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내 맞은편으로 소리가 다가오는 듯했다.
하아아앗…….
맹장지 바로 뒤편에 그것이 서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새애애액…….
그런 소리가 들린 것과 동시에 왠지 나는 맹장지에 손을 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