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59892839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4-07-15
책 소개
목차
1. 도착 1 7
2. 도착 2 15
3. 마이클 오닐의 영혼을 위한 기도 25
4. 메이요, 신의 가호가 있기를 37
5. 사람이 살았던, 해골마을 49
6. 정치색 짙은 통원 치과의사 57
7. 한 아일랜드 도시의 초상 63
8. 신은 시간을 만들 때 충분히 만들었다 81
9. 아일랜드의 비에 대한 관찰 91
1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 97
11. 듀크 스트리트의 죽은 인디언 113
12. 불 속을 들여다 본다 121
13. 쇄메스가 술 한 잔을 마시다 127
14. 미세스 D의 아홉 번째 아이 135
15. 서양의 신화에 대한 소고 145
16. 백조는 보이지 않았다 153
17. 아일랜드의 일상어 163
18. 이별 169
작품해설 179
리뷰
책속에서
[뒤표지 글]
신부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땅에 그렇게 적은 인구가 사는 나라를 본 적이 있나요? 아일랜드가 수출하는 것은 위스키와 비스킷, 담배와 차. 그리고 아이들입니다.
미세스 D의 아홉 아이들 가운데 아일랜드에 남게 될 아이는 몇 명이나 될까요? 왜 모두들 허름한 가방을 들고 버스를 타고, 열차를 타고, 배를 타고, 런던과 리버풀, 맨체스터, 시드니, 그리고 뉴욕으로 떠나는 걸까요? 그리고 왜 다시 돌아오지 않는 걸까요?
신부님. 저는 이렇게 사람이 살지 않는 빈 마을을 본 적이 없습니다. 돌이 아닌 것들은 모두 빗물에 의해 씻겨 나간, 해골 같은 마을을요. 여기 살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떠난 걸까요?
하지만 남은 사람들은 모두 차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영화를 보고, 술 한 잔을 마시러 산을 넘어 옆 동네로 갑니다. 그들에게 가장 나쁜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이며, 날씨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습니다.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시간에 쫓겨서 바쁘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신이 시간을 만들 때, 이미 충분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빗물과 눈물이 같이 흐르는 나라, 아일랜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나는 기선의 갑판으로 나갔다. 그 때 나는 한 나라의 국경을 넘어섰다는 것을 보고, 듣고, 냄새 맡았다. 영국의 사랑스러운 면을 하나 보게 되었던 것이다. 켄트 지방은 상당히 목가적이었다. 빼어난 지형은 런던을 꼭 닮았다. 이후 시커먼 지역인 리버풀이 나왔는데, 이곳이 이 배가 지나가는 영국의 끝자락이었다. 리버풀에 닿기도 전에 벌써 이탄 냄새가 났다. 배의 중간층 방과 바에서는 후두음의 켈트어가 울렸다. 유럽의 사회질서가 그 형식을 달리 하는 이곳에서 가난은 오점이 아니다. 명예도 아니고 수치도 아니다. 그저 사회적 자신을 의식하는 계기이자 부(富)와 마찬가지로 대수롭지 않은 것이다. 다림질한 바지의 주름조차도 여기서는 느슨하다.
이 섬에는 유럽에서 ‘점령할 목적으로 군대를 파견’한 적이 한 번도 없는 유일한 민족이 살고 있다. 반대로 그 민족은 덴마크와 노르만족 그리고 영국인들에게 차례로 점령당했다. 아일랜드가 내보낸 것은 군대가 아니라 신부였다. 승려와 포교자들은 기이하게도 고대 그리스 테베 사람들의 고행 정신을 아일랜드를 거쳐 유럽으로 전했다. 천 년 이상 지났지만, 유럽의 중심에서 멀리 벗어나서 대서양 깊숙이 자리 잡은 이곳 아일랜드에 유럽의 불타는 심장이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