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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62605518
· 쪽수 : 444쪽
· 출판일 : 2015-08-18
책 소개
목차
제1부
소녀들
로움의 짧은 역사 1
유령들 1
로움의 짧은 역사 2
유령들 2
벼룩시장
로움의 짧은 역사 3
요나스 1
정적
벌목꾼과 그의 개 1
벌목꾼과 그의 개 2
요나스 2
요나스 3
백 개의 고요한 날개들
기도하는 여인
벌목꾼과 그의 개 3
요나스 4
수색
제2부
마커스
로움의 짧은 역사 4
제3부
죽은 자들을 위한 설교
개들
로움
브로치
레이철을 찾아서
밍카이
돌아가는 길
각자의 자리
매컬리스터 부인
치유
리뷰
책속에서
닥터 캐러웨이는 한눈에 병명을 알아냈다. ‘향수병.’ 과거를 생각하면서 느끼는 깊은 슬픔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한 인간이 ‘가진’ 것은 과거뿐이기 때문에 이 향수병은 꽤 위험할 수도 있다고, 심한 경우에는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유일한 치료책은 미래를 아주 환하고 강렬하게, 실감 나게 채색하여, 지난 시절에 대한 집착을 떨쳐내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밍카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가운데 슬픈 이야기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래의 이야기였다. 미래의 이야기는 늘 ‘내가 집에 돌아가면’으로 시작했다.
그것은 그야말로 사랑의 언어였다. 그는 그 소녀를 사랑했고 그 소녀도 그를 사랑했다. 그들은 만난 적도 없고 말을 섞어본 적도 없었다. 그는 그 소녀의 이름도 몰랐다.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 소녀를 보는 순간 그는 그 소녀가 누구인지 알았다. 그들은 입으로는 결코 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눈으로 주고받았다. ‘아, 넌 정말 아름다워. 네 삶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고 미래의 일은 알 수 없지만 그냥 이렇게 함께하자.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우리가 서로의 운명의 상대야.’ 그러자 그녀는 ‘난 사랑받는 게 어떤 건지 알고 싶어.’라고 말했다. 마침내 어느 기이한 밤, 그는 창가를 떠나 집 뒤에 있는 컴컴한 옥수수 밭으로 나갔다. 한 시간 동안 기다리자 그녀가 와서 그에게 입을 맞췄다. 그들은 서로를 최대한 꼭 끌어안고 살을 맞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눈으로만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그 순간은 끝났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가 변한 것인지 그녀가 변한 것인지, 그가 그 이상을 원해서였는지 아니면 그녀가 그대로 머물길 바라서였는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그는 더 이상 예전처럼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