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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 ISBN : 9788962621853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17-06-28
책 소개
목차
1. 동물을 위해 살기로 결심한 소년
2. 번식과 사랑은 다르다?
3. 남성의 뇌와 여성의 뇌
4. 정이 만드는 신경회로
5. 신경과학으로 본 사랑의 정체
6. 연결된 신경망과 패턴완성, 사랑의 연상작용
7. 사랑회로를 자극하면 사랑이 생긴다?
8. 사랑은 분노를 잠재운다
9. 집중력과 동기부여
10. 뇌과학의 관점에서 자유의지는 존재할까?
11. 뇌의 놀라운 적응력
12. 뇌는 우리의 행동을 결정할까?
13. 느낌과 무의식, 네트워크에서 의식으로
14. 의식, 최후의 수수께끼
책속에서
물속에 사는 뉴마니아 파필레이터라고 하는 벌레를 아시나요? 얘는 제가 아는 한 가장 낭만적이지 않은 사랑을 하는 동물이에요. 일단 눈이 없어서 앞이 안 보입니다. 수컷이 접근을 해서 앞다리를 암컷 앞에서 흔들어서 물의 파동을 만듭니다. 그럼 암컷이 진동을 느끼고, ‘아 먹이가 왔구나’라고 생각하겠죠. 그래서 먹이를 사냥하려고 벌떡 일어나요. 일어나면 수컷이 엉덩이 밑에다가 정액을 뿌려놓는데, 암컷은 ‘어, 어디 갔지. 없네’ 그러고 다시 앉아요. 그러면 교미가 끝나는 거예요.
이들은 사랑이라는 감정 없이도 번식을 잘하고 있습니다. 먹이 먹으려고 일어났다가, 잡으려고 일어났다가 앉았는데 임신이 된 거죠.
연애가 막 시작이 되면 뇌에서 옥시토신, 바소프레신 같은 호르몬들이 증가하고, 이들 호르몬은 신경회로의 활성을 변화시켜 배우자에 대한 친밀감을 증가시킵니다. 실제로 쥐들에게 옥시토신을 주사하면 서로 사회적인 친밀도가 높아져요. 그렇게 초창기의 어떤 애착, 초창기에 가까워지려는 뜨거운 감정들은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에 의해 조절이 됩니다. 그 다음에는 ‘NGF’라고 하는 물질이 증가하는데요, 신경회로 자체가 바뀌는 크고도 영구적인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사귄 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끈끈한 연결이 뇌에 형성되는 거죠. 이런 연결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정’이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정이 들면 비록 심장이 뜨겁게 뛰지는 않아도 항상 같이 있고 싶고 떨어져 있으면 괜히 불안하고 그런 거죠.
가정적인 들쥐에서는 이 ‘바소프레신 수용체’가 많이 발현이 되고, 혼자 사는 생쥐 중에는 바소프레신 생쥐가 없습니다. 바소프레신 수용체가 ‘애착을 형성하는 데, 가정적으로 만드는 데 중요하다’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겠죠.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이번에는 바람피우는 들쥐에다가 바소프레신 수용체 유전자를 넣어주었어요. 그랬더니 바람기 있던 쥐가 갑자기 가정적으로 변했어요. 자기 암컷을 핥아주고 옆에서 새끼도 보는 가정적인 남편으로 바뀌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