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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62623406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유예된 시간의 도래
1장 영토의 발견
짚어가는 글 1 욕망과 배치체 이론
2장 새로운 거버넌스의 맹아
짚어가는 글 2 종교의 자유라는 거짓
3장 탈근대적 가치의 기초
짚어가는 글 3 코로나 시대의 윤리학
짚어가는 글 4 교통질서는 꼭 지켜야 하나— 법과 자유에 대한 두 접근
4장 앎의 조건의 변화와 학문의 응수
짚어가는 글 5 유학 생활이 정신을 어떻게 재편할까
5장 과학을 품은 인문학
짚어가는 글 6 동양철학은 없다
짚어가는 글 7 한국의 잠재력에 대한 예감
6장 인문×과학×예술: 뉴리버럴아츠의 탄생
짚어가는 글 8 경쟁을 찬양하라!
짚어가는 글 9 K-철학의 탄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인류는 코로나19와 함께 포스트post-근대를 대비해야 한다. 기후위기와 인공지능이 그 전조라면, 코로나19는 근대의 끝을 알려주는 징조의 막내이자 마침표다. 기후위기와 인공지능 그리고 코로나19라는 이 삼각편대는 근대를 산산조각 낸 진정한 다이너마이트다. ‘포스트모던’이라는 말이 유의미하게 제시된 건 40년이 조금 넘었지만, 그때와는 많이 달라진 상황과 맥락에서 진정 포스트-근대, 탈근대가 논의되어야 한다. 이 작업은 근대와 적절하게 거리를 두면서 인류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_ ‘유예된 시간의 도래’ 중에서
푸코는 한 강의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는 서로서로 전쟁 상태에 있고, 전선이 사회 전체를 연속적이고 영구적으로 가로지르고 있으며, 바로 이 전선이 우리들 각자를 한 진영이나 다른 진영에 위치시킨다. 중립적인 주체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불가피하게 누군가의 적이다.” 푸코의 이 발언은 “전쟁은 다른 수단으로 계속되는 정치에 불과하다”라는 클라우제비츠Karl Clausewitz의 정의를 니체에 의거해 뒤집은 것이다. 푸코의 발언을 한 가지 수정·보완하자면, 전선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며, 각자는 다수의 전선에서 누군가의 적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전선은 어떻게 모습을 드러낼까? 바로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드러내는 인류 사회의 약한 고리들을 통해 드러난다. 연대와 유대, 공포와 혐오, 과학과 협력, 안전과 인권(프라이버시) 등 많은 주제가 교차하고 있다.
_ ‘1장 영토의 발견’ 중에서
한국의 경우 사정이 좀 복잡하다. ‘인권(人權)’은 말하자면 서양으로부터 느닷없이 출현한 개념이다. ‘인권’이라는 한자 개념이 문헌상 처음 등장한 것은 1868년 일본 법률 문헌(『泰西国法論』)에서지만, ‘권리權利’라는 용어의 의미조차 이해하기 힘들었던 당시 일본 지식인들은 많은 논쟁을 거치면서 19세기 후반까지도 ‘인권’에 적절한 의미를 정해주지 못했다.
큰 틀에서 보면 일본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개화기 조선의 지식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중국도 물론 그러했다). 아울러 ‘인권’이나 ‘권리’라는 개념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사회’나 ‘개인’이라는 개념도 개화기 조선에도, 식민지 시절에도, 나아가 해방 이후에도, 충분한 내포를 획득하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렀다. 오늘날 한국에서 인권은 여전히 채워 넣을 것이 많은 추상적 개념이다.
_ ‘2장 새로운 거버넌스의 맹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