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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62624038
· 쪽수 : 516쪽
· 출판일 : 2021-12-17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4
들어가며 12
1부 의료인문학이란 무엇인가
1장 의학+인문학=의료인문학?
1. 의료인문학은 언제, 왜, 어떻게 탄생했는가?
2. 한국의 의료인문학
3. 그렇다면 의료인문학이란 무엇인가?
4. 의료인문학의 목표와 앎의 방식
2장 인문학으로 본 의학
5. 의과대학생이 역사를 배우는 까닭은? _의학과 역사
6. 좋은 의사는 또한 철학자이다 _의학과 철학
7. 누구를 먼저 살릴 것인가? _의학과 윤리
8. 질병은 이야기를 낳는다 _의학과 문학
9. 병든 몸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_의학과 예술
10. 탈모는 질병이다!? _의학과 과학기술학
2부 의학 속의 인문학
1장 증상과 징후
11. 열은 증상일까, 징후일까?
12. 몸과 기호를 통해 본 증상과 징후
13. 통증과 고통
2장 질병
14. 성스러운 병에서 세속적인 병으로
15. 철학으로 본 질병
16. 질병의 의미론과 이야기
17. 재현과 은유로서의 질병
3장 진단
18. 진단의 기예에서 진단의 과학으로
19. 의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20. 의사는 무엇을 느끼는가?
21. 분류와 차이의 정치학
4장 치료 334
22. 약물과 수술의 역사
23. 의학의 불확실성과 임상적 의사 결정의 역설
24. 플라세보와 관계의 힘
25. 치료를 둘러싼 생명과학기술과 지식의 정치
26. 환자-의사 관계의 수수께끼
5장 치료 너머
27. 예후가 중요한 이유
28. 아프면서 행복할 수 있을까?
29. 노화라는 질병
30. 투병기를 통해 본 죽음
나오며 _다시, 의료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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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의학이 질병과 노쇠, 죽음 등 생애 전반에 걸쳐 있는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곤경을 다룬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의료인문학은 인간의 취약성을 깊이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취약성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다. 우선 인간은 완전하지 않은 물질적·신체적 존재로서 질병에 걸리고 늙고 결국은 죽음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취약하다. 이것을 존재론적 취약성이나 태생적 취약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 둘째, 인간은 근본적으로 취약하지만 누군가는 사회문화적·정치적·경제적·환경적 상황에 따라 더 취약하다. 이것은 상황적 취약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23
의료인은 환자와의 만남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존재론적 취약성을 이해하고 이에 적절하게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의료인은 의료 영역에서 발현되는 인간의 상황적 취약성을 이해함으로써 취약성이 불평등하게 발현되는 사회적 조건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실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_“4. 의료인문학의 목표와 앎의 방식” 중에서
영미권에서는 질병을 가리키는 용어인 ‘disease(질병)’와 ‘illness(질환, 아픔)’를 구분해서 사용한다. ‘Disease’가 보통 생물학적 질병을 가리키는 데 반하여 ‘illness’는 그 질병을 앓는 사람의 주관적 느낌, 체험적 측면 등을 포함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둘을 구분하지 않는다. 보통 ‘병을 앓는다’라고 할 때 신체적 통증이나 정신적 고통뿐 아니라 실존적 아픔까지도 모두 포괄한다. 독일의 저명한 작가인 크리스타 볼프의 소설 중 『Leibhaftig』란 작품이 있다. ‘Leibhaftig’는 ‘육체를 지닌’, ‘화신(化身)의’, ‘육체에 합당하게’ 정도로 번역할 수 있으며, 소설의 영어 번역자도 『살 속에서(In the Flesh)』라고 번역했다. 하지만 한국의 번역자는 ‘몸앓이’라는 번역어를 선택했다. 멋지지 않은가? 몸을 앓는다는 것은 질병으로 인한 온갖 고통과 어려움, 그것을 이겨냈을 때의 기쁨과 환희를 몸을 통해, 몸과 함께 겪어나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6. 좋은 의사는 또한 철학자이다” 중에서
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예술이 갖는 ‘치유’의 기능과 의학이 갖는 ‘치료’의 기능은 분리되었지만, ‘미의 추구’라는 예술의 또 다른 본질은 인간의 몸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의학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예는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Andreas Vesalius의 해부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교의 외과 및 해부학 교수로 있던 베살리우스는 『인체의 구조에 대하여』라는 해부서를 1543년에 펴낸다. 보통 베살리우스는 금기시되던 인체 해부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수행하면서 갈레노스 해부학의 여러 오류를 밝혀내어 근대 해부학을 정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인체의 구조에 대하여』에 관한 후대의 평가도 그 과학적 사실성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ㅤㅃㅒㄳ인체의 구조에 대하여ㅤㅃㅒㄴ는 과학뿐아니라 미학적·예술적으로도 정교하게 계획된 작품이며, 특히 서양미술의 다양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_ “9. 병든 몸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