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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물
· ISBN : 978896319444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1-12-10
책 소개
목차
1부 오! 먼 길에 지친 말이여!
- 울분과 저항, 투옥의 나날들(1904~1931)
음모가 서린 바다
위태한 섬 위에 빛난 별 하나
한 토막 꿈조차 못 꾸고 다시 동굴로
바람에 씻은 듯 다시 명상하는 눈동자
곧은 기운을 목숨같이 사랑했거늘
광야를 울리는 불 맞은 사자의 신음인가
오! 구름을 헤치려는 말이여!
다른 하늘을 얻어 이슬 젖은 별빛에 가꾸련다
2부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 폭력에 맞서는 양심의 노래(1932~1944)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꼭 한 개의 별을!
내 꿈은 서해를 밀항하는 정크와 같아
어느 때나 외로운 넋이었거니
내 골방의 커튼을 걷고, 정성된 마음으로
내가 부른 노래는 그 밤에 강 건너갔소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
항상 앓는 나의 숨결이 오늘은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글쓴이의 말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 보는 이육사 연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원촌을 떠나 대구로 오면서 원록은 다짐했다. 선진 학문을 배우겠노라고. 그래서 백학학원을 다니며 고집스럽게 일본어를 익혀 물리와 화학 그리고 철학을 공부했다. 빅토르 위고를 읽고 마르크스도 알게 되었다. 게다가 비슷한 생각을 지닌 친구들도 여럿 사귀면서 자연스럽게 청춘의 고민도 나누었다. 조재만, 강신묵, 서흑파 같은 친구들은 최신 학문을 간절히 원하던 원록의 갈증을 달래 주던 진실한 벗이었다. 하지만 원록은 여전히 공부가 모자라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김묵은 무사할까? 원록의 마음에 두려움이 일었다. 그러나 원록도 그 자리에 오래 머물 수 없었다. 누군가가 또다시 맞은편 쪽에서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원록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러자 상대편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록은 골목이 마주치는 교차로에 이를 때마다 서둘러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움직임을 따돌렸다는 생각이 들자 빗길을 마구 뛰기 시작했다. 누군가 쫓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다가 멀어지고 다시 가까워지기를 반복했다.
그날 밤 원록은 어딘가로 들어가지 못하고 한밤 내내 도쿄 거리를 헤매었다. 쫓아오는 이들을 따돌리기 위해 하숙집으로 바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비는 그치지 않고 쏟아졌다. 초겨울의 비는 밤바다처럼 차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