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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63722191
· 쪽수 : 180쪽
책 소개
목차
모든 분노는 물과 같이|섬 할머니와의 대화|섬에서 살다|‘신들과 함께’라는 것|바다에 미치다|자연과 아이들|붉은 쌀|인생은 이십 년마다|몸과 마음의 대화|죽음에 대해|신의 아이|게다 이야기|반찬 한 그릇|밝은 인간|거만함|움츠린 젊은이들|페이퍼 무비|쓰레기를 생각하다|올림픽의 강대국주의|재회, 상아화 그녀|섬의 고통|수업1|수업2|수업3|수업4|수업5|아이들의 식사|어린이를 얕잡아 보다|태양이 뀐 방귀|사키마 미술관|희망|소다 선생님|야마카즈 씨와 야마히로 씨|인생은 현재가 중요하다|산초어山椒魚|저도 암이라더군요|영화를 보는 것이 무서웠다|버드나무의 나라|웅변부 시절|〈기린〉에 걸었던 청춘|〈기린〉이라는 스승
리뷰
책속에서
길에서 만난 할머니가 잠깐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인간이 공부를 하는 건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인간이 공부를 하는 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예요. 그러니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지요.”
학교는 변혁되어야 한다.
만약 그럴 수 없다면, 혹은 변혁에 이르지 못한다면, 학교를 거부하거나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아이와 그 부모에게 주어야 한다. ……기업의 전사를 만들기 위해, 일부 엘리트를 만들기 위해 학교가 이용당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아이들이 버려지고 있다.
건강 이야기를 하던 중에, 할머니가 문득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저도 암이라더군요.”
“네?”
나는 그대로 말문이 막혀버렸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까. 아무 말 하지 않는 게 나을까. 도
통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깜짝 놀라고, 할머니는 한없이 평온하다.
“나이가 있으니 수술은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살 수 있는 것도 행복한 일이죠.”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으로는 인간이란 이런 식으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걸까 생각했다. 어쩌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지금의 나인 것을. 수술은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살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지금의 할머니인 것을.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 그 사람의 인격이다.
그렇다면 이 노부부는 역시 대단하다. 나는 아직 미숙하다.
아니 미숙하다기보다 아직 성장하는 중이다. 1934년생이 아직 성장 중이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노부부는 괭이를 어깨에 걸치고 느릿느릿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