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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64362136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2-02-25
책 소개
목차
저자의 말 / 왜 탈성장이어야 하는가 / 차별과 혐오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 죽음의 행렬, 어떻게 멈출 것인가 / 한국 진보정치, 어디로 가야 하는가 / 교육은 우리를 어떻게 배신해 왔는가 / 언론은 누구를 위해 복무하는가
리뷰
책속에서
세화: 저는 그 ‘인류세’라 는 말보다 ‘자본세’라고 해야 한다는 일부 사람들의 견해에 공감하죠. 인류세라고 하면, 인류가 탄생한 지 수십만 년 지났는데, 기후위기가 그 긴 세월 전체에 걸쳐 축적된 문제가 아니잖아요. 결국 인간의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자본주의가 약 500년의 역사를 통해서 주도해 온 성장주의가 야기한 문제잖아요. 자본주의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걸 곧바로 드러나지 않게, 슬쩍 호도하려는 의도가 ‘인류세’라는 말에 담겨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자본세’라는 말이 훨씬 더 온당한 규정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죠. 기후위기라는 것은, 팬데믹도 마찬가지고요, 자연의 역습이랄까, 기본적으로 그런 생각을 저는 하죠. ‘지구가 네 개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는 정도니까. ‘자연의 역습’, 거기에 인간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고요. 그런 얘기 많이 해왔잖아요. “인류의 종말은 상상할 수 있지만 자본주의의 종말은 상상할 수 없다.”
희일: 이 위기를 넘어서려면 1920년대, 1930년대에 존재했던 사회주의 인터내셔널보다 더 강력한 국제 기후운동, 예컨대 ‘기후 인터내셔널’ 형태의 운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엔 당사자 총회처럼 각 정부 수장들이 모여서 하는 형식적인 국제 담화로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타개한다는 건 거의 농담에 가깝죠. 계속 자본의 이윤 창출에 목을 매고, 축적 과정을 지연시키는 것 외에는 어떠한 것도 결정하지 않는 무능력한 조직으로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어요. 국제적 차원에서도 강력한 기후운동도 존재하고, 또 일국적 차원에서도 급격한 변화를 요청하는 기후운동이 있어야 하는데 참 쉽지가 않은 것 같아요.
세화: 난민이 어떤 존재일까요?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데, 난민은 사회의 거의 모든 부분을 잃은 존재예요. 가족도, 친척도, 친구도, 이웃도 없는, 대부분이 혈혈단신으로 물설고 낯선 땅에 와서 사회적 입양을 허락해 주세요, 하고 간청하는 사람입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말입니다. 가진 것이라곤 몸뚱이 하나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요. 돈도 없고 집도 없고 직업도 없어요. 빈손으로 아무 일이나 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이지요. 그런 사람들을 환대하지는 못할망정 어떻게 혐오와 배척을 부추기나요? 청와대 청원에 7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동원되었는데 대형 교회 중심의 개신교 일파가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않고는 그럴 수 없었을 겁니다. 이웃 사랑을 실천하지는 못하더라도 참으로 참담한 한국 사회의 몰골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