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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서양사 > 서양중세사
· ISBN : 9788964620427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4-09-29
책 소개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1490년
제1장 제국의 몸
제2장 소우주
제3장 장인 레오나르도
제4장 밀라노
제5장 화가-공학자
제6장 건축장들
제7장 몸과 영혼
제8장 미술가의 초상화
에필로그: 사후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 더 읽어보기 / 주
참고문헌 / 도판 목록 / 찾아보기 / 저자와의 대화
책속에서
어느 날, 내 관심을 당장에 사로잡은 중세 시대의 한 세계지도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때 내 머리를 스친 것, 그 지도를 처음 본 누구라도 떠올릴 만한 것, 그것은 다름 아닌 비트루비우스 인간과의 묘한 유사성이었다.
중세 필사본들을 연구하면 할수록, 비슷한 이미지들은 더 많이 나왔다. 그런 그림은 세계지도 속에, 우주를 설명하는 개요도 속에, 별자리 안내서 속에, 점성술 도표 속에, 의학서 삽화 속에, 그리고 다른 것에도 계속 등장했다. 서서히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레오나르도가 난데없이 비트루비우스 인간을 불러냈던 게 아니라는 것을. 그 인물은 오랜 족보를 가지고 있었다.
『건축십서』에서 묘사된 대로, 조화와 질서의 근원이자 일부는 신적이고 일부는 인간적인 비트루비우스 인간은 만물의 척도를 재현한다. 어찌 보면 그 남자는 비례에 대한 연구에 지나지 않지만, 어찌 보면 하나의 이상에 대한 표현이다. 그 몸이 곧 세계이고, 그 정신이 곧 세계의 정신이며, 그 존재는 곧 천상의 힘과 질서를 땅으로 끌어온 인간의 형상이다. 팔다리를 활짝 펼친 그의 형상은 로마 신전들과 도시들, 지구 전체, 심지어 우주 자체의 둥근 원에 계속 등장한다.
비트루비우스, 알베르티, 필라레테, 프란체스코 디 조르조 마르티니. 이들은 레오나르도가 1480년대 중반에서 후반 사이에 건축에 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 그가 접하거나 들었던 문헌들을 남긴 저자들이었다. 이들 모두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간의 유비를 생각하고 만지작거렸다. 레오나르도가 건설자, 공학자, 학자, 교회 위원과 건축의 문제를 논의할 때, 그리고 브라만테와 수많은 대화를 나눌 때, 그 주제가 자주 등장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레오나르도와 나머지 모든 이는 밀라노 한복판에 물리적으로 구현된 그 유비, 어마어마하게 큰 미완성의 대성당 형태 속에 나타난 그것을 심지어 눈으로 보기까지 했다. 1489년의 한 저자는 그 대성당이 “누워서 팔다리를 뻗은 인체의 윤곽을 나타내는 것 같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