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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이론
· ISBN : 9788965643005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4-05-24
책 소개
목차
감사의 말
서론 - 저급 이론
1장. 반란을 극화하기, 반란의 애니메이션
2장. 야, 내 팔루스 봤냐? - 잊기, 잃기, 반복하기
3장. 실패의 퀴어 예술
4장. 그림자 페미니즘 - 퀴어 부정성과 급진적 수동성
5장. ‘내 안의 킬러는 네 안의 킬러’ - 동성애와 파시즘
6장. 실패에 생기를 불어넣기 - 끝내기, 도망가기, 살아남기
옮긴이 후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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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실패는 우리에게 어떤 종류의 보상을 해줄까? 아마도 가장 분명한 건, 제멋대로인 어린 시절에서 정숙하고 평범한 성인으로 이끈다는 목표 아래 행동을 규율하고 인간의 발달을 관리하는 처벌 규범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준다는 것일 테다. 실패는 경이로운 무정부 상태를 일정 부분 보존하고, 성인과 아동, 승자와 패자 사이의 뚜렷하다고 여겨지는 경계를 흐린다.
페미니즘의 측면에서 보면 실패는 종종 성공보다 더 나은 선택이었다. 여성의 성공이 항상 남성적 기준으로 재단되고 젠더적 실패가 종종 가부장적 이상에 부합해야 한다는 압박으로부터 해방됨을 뜻할 때, 여성 되기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다. 그동안 수많은 페미니스트가 바로 이 메시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해왔다.
진지하게 여겨지고자 하는 욕망이야말로 이미 증명된 지식 생산의 길을 답습하도록 강요하는 힘이다. 나는 그런 지식 생산의 길 주변에 몇 가지 우회로를 그려보려 한다. 진지함이나 엄밀함 같은 용어는 학계에서든 다른 상황에서든 학문적 올바름을 뜻하는 암어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용어들은 지식에 관한 승인된 방법론에 따라 이미 알려진 것을 공식화하는 훈련 및 학습의 한 형태를 나타내지만, 시각적 통찰이나 분방한 상상력은 감안하지 않는다. 어떤 종류든 간에 훈련은 벤야민식의 지식 접근법, 즉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길을 따라 “틀린” 방향으로 걸어가기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은 명확히 밝혀진 영역에 머물러 있겠다는 뜻이며, 출발하기도 전에 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