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5744498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4-06-16
책 소개
목차
1장 산은 인생의 학교다
사람들은 산에 왜 오를까|꼭짓점이 주는 보상|추락이 가르쳐준 뼈아픈 자기 성찰|등로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알피니즘은 순위를 가리는 스포츠가 아니다|등산과 포상|과욕이 빚어내는 등정 시비|정당한 방법으로 산에 올라라|살아 돌아오는 것이 자랑이어야 한다|자일과 자일샤프트|2등이 더 빛나는 이유
내가 읽은 산서들『8000미터 위와 아래』
2장 산 속의 문화, 세상 속의 산
또다른 인생이 시작되는 등산학교|백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 없는 등산 교육|나의 산서 읽기와 수집벽|에코, 산에서 사라지는 메아리|책, 산을 오르는 또 하나의 길|인수봉 초등, 기록된 등반과 기록되지 않은 등반|등산 용어의 의미를 바로 알고 쓰자|비박, 자연의 오묘함을 터득하는 기회|형재애 그 이상의 의미, 알파인 클럽|한국 등산 전문지의 두 주역|“우리는 분명 그곳에 있었다”|『산경표』한국 산줄기의 족보|비싼 등산복에 기죽는 현실|야성을 잃은 젊은 세대
내가 읽은 산서들 이중환에서 김장호까지 명산론을 읽다
3부 산을 사랑하니 산과 닮아 있다
영원한 청년 김영도|알피니스트의 초상|고미영을 보내며|뜨겁고 강한 한국 여성의 힘|에드워드 힐러리, 거인과 만나다|조난자의 메시아 변완철|등산 장비 국산화의 초석을 다진 사람들|산꾼들의 마음을 달래준 ‘악돌이’, 대기자 박영래|노산 이은상, 그의 행적을 돌아보다|백두산을 닮은 고집불통의 사진작가|한국인 최초의 알프스 등반자|얼음에 미친 산꾼들|산을 노래하는 사람들
내가 읽은 산서들『잃어버린 지평선』
4부 자연의 대서사시, 길이 끝나는 곳에서 등산이 시작된다
아제르바이잔의 빙벽을 오르다|안벽등반의 파라다이스 돌로미테 산군|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모르드 반트|가장 높은 꿈, 에베레스트|생자필멸, 산악인 추모지에서|역사가 서린 우이동 이야기|백두대간이란 무엇인가|우리 산에 자생하는 풀꽃을 기억하라|발아래 피어난 또다른 산
내가 읽은 산서들『내 생애의 산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해발 8,848미터, 불과 몇 평 남짓한 에베레스트의 정상은 산악인이라면 한 번쯤 오르기를 열망하는 성소다. 누구는 자신을 시험하는 무대로 이 꼭짓점을 선택하는가 하면, 또 누구는 업적을 인정받고자 오른다. 이 산에 올랐던 산악인 중에는 정상에 올랐던 그 순간보다 집에 돌아와 가족의 환호를 받는 순간이 더 행복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일까? 권력, 명예, 돈, 사람 등 사람마다 대답은 다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사람의 참된 행복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성취감을 느낄 때’ 온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등반은 고도보다 태도를 중시한다고 하지만 가장 높은 곳을 갈망하는 인간의 꿈은 시대가 변했어도 달라진 게 없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설사 그것이 목숨이라는 너무나 값비싼 대가를 요구할지라도 꿈을 버리지 못하는 존재가 인간이다.
― 1장 산은 인생의 학교다 <꼭짓점이 주는 보상> 중에서
정상을 밟고 내려오던 길에 후배 최강식이 크레바스에 빠지면서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박정헌에게 크레바스에 빠져 두 발목이 부러진 채로 자일에 매달려 있는 후배의 몸무게를 지탱하는 것은 죽음과 같은 고통이었다. ‘이 자일을 끊어야 하나…….’ 아주 짧은 순간 지극히 인간적인 갈등이 밀려왔다. 그러나 설령 목숨을 잃는다 해도 후배를 두고 갈 수는 없었다. 박정헌은 사력을 다해 최강식을 끌어올렸다. 대신 박정헌은 동상으로 여덟 개의 손가락과 발가락 두 개를, 최강식은 아홉 개의 손가락과 발가락 대부분을 잘라야 했다.
이들은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고 부상한 동료와 연결된 자일을 끝내 자르지 않았다. 이들의 생환 과정이야말로 눈물겨운 휴먼 스토리이자 분투기인 셈이다. 이제 이들의 등반은 끝났지만 동행의 끈은 아직도 단단히 묶인 채 오늘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이런 것이 진정한 의미의 자일샤프트다. ― 1장 산은 인생의 학교다 <자일과 자일샤프트> 중에서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에서 있었던 일이다. IOC위원회가 8,000미터 고봉을 완등한 공로로 메스너와 쿠쿠츠카 두 사람에게 은메달을 수여하려고 하자 메스너가 이를 거절했다. “등산은 창조적인 행위이며 순위를 가려 채점표에 기록하는 스포츠가 아니다”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만일 메스너가 그 메달을 받았다면 ‘알피니즘은 스포츠’라는 정의를 내리는 결과가 되었을 것이다. 등산이 순위를 가려내 포상을 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무상의 행위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메스너와 쿠쿠츠카의 히말라야 14고봉 완등 레이스는 20세기 최대의 대결이라 불릴 만큼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이탈리아의 메스너가 이를 한 발 앞서 성취했으나 두 사람을 순위로 평가하지 않는 것이 등산 세계의 불문율이다. 등산은 스포츠의 영역을 넘어선 행동양식이기 때문에 심판과 순위, 규칙이 없는 세계다.
― 1장 산은 인생의 학교다 <알피니즘은 순위를 가리는 스포츠가 아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