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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65965466
· 쪽수 : 372쪽
· 출판일 : 2023-01-05
책 소개
목차
한국 독자들을 위한 글
프롤로그
1장: 유창함이 일으키는 착각
쉬워 보인다고 쉬운 게 아니네?
2장: 확인 편향
내가 옳다, 옳다, 옳다, 어? 틀렸다고?
3장: 원인 찾기의 어려움
칭찬하고 탓하는 걸 함부로 할 게 아닌 것이
4장: 구체적인 예시의 유혹
누가 그랬다 하는 말에 훅 넘어가면
5장: 부정성 편향
잃는다는 두려움 때문에 잃게 되는 것
6장: 편향 해석
신호등 노란불이 노란색이 아니라고?
7장: 조망 수용의 한계
이렇게 뻔한 걸 왜 모르는 거야?
8장: 기다려야 받는 보상이 일으키는 혼선
미래의 ‘나’를 오해하는 현재의 ‘나’
에필로그
감사의 말
주석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유튜브(YouTube)에서 14억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한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에서 잘라 낸 6초짜리 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준다. 일부러 안무가 너무 어렵지 않은 부분으로 골랐다. 영상을 한 번 틀어 준 뒤, 학생들에게 이 구간에 나오는 춤을 똑같이 따라 추면 상을 주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구간만 열 번 더 반복 시청한다. 심지어 안무 학습용으로 제작된 슬로우다운 버전의 영상까지 함께 본다. 그런 다음, 나와서 춤을 춰 볼 학생이 있는지 묻는다. 인기 스타를 꿈꾸는 용감한 학생 열 명이 강단을 향해 걸어 나오자 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들이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응원을 보낸다. 응원하는 학생 중에 최소 수백 명은 자기도 충분히 출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영상을얼마나 많이 돌려 봤는지 심지어 나도 출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말이다. 그래 봐야 6초인데. 어려워 봤자 얼마나 어렵겠는가?
관객이 된 학생들이 무대에 오른 학생들에게 화면을 보지 말고 객석을 향해 서서 춤을 춰 달라고 외친다. 이내 음악이 흘러나온다. 학생들이 마구잡이로 팔을 흔들고 폴짝대고 여기저기 발차기를 해대는데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는다. 아예 새로운 춤을 만들어 내는 학생도 있고, 3초 만에 두 손 두 발 다 들고 포기하는 학생들도 나온다. 강당 안에 있는 모두가 너 나 할 것 없이 미친 듯이 웃는다.
머릿속으로 떠올렸을 때 과정이 수월하게 그려지면 우리도 모르게 과신에 빠져든다. ‘이쯤이야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유창성 효과는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안에 파고든다.
- <유창함이 일으키는 착각> 중에서
도대체 어째서 우리는 계속해서 확인 편향에 빠지는 걸까?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 있지만, 한 가지 가설을 지지하는 증거만 찾으려는 특성은 사실 우리 인간의 생존에 도움이 돼 왔다. 이러한 편향이 우리를 인지적 구두쇠(인지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을 꺼리고 직관적으로 빠르게 판단하려는 특성)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항상 정답을 추구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긴급한 상황을 대비해 에너지를 보존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옛날 어느 원시인이 북녘 산에서 맛있는 열매를 발견했다면, 북녘 산에 이미 맛있는 열매가 있는데 굳이 뭐 하러 남녘 산에도 좋은 열매가 있는지 확인하려 들겠는가? 북녘 산에서 열매를 충분히 구할 수만 있다면, 북녘 산에만 좋은 열매가 있는 것인지, 모든 숲에 좋은 열매가 있을 것인지는 먹고사는 데 별로 중요하지 않다. 확인 편향은 무한한 선택의 여지가 있는 세상에서 충분히 좋은 것을 찾으면 더 이상 알아보지 않고 거기서 적당히 타협하려고 할 때 발생하는 부작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은 관찰 가능한 세계와 관찰 불가능한 세계를 통틀어 존재하는 모든 원자의 수보다도 훨씬 더 많은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를 발견하는 것은 순전히 여러분의 몫이다.
- <확인 편향>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