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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노동문제
· ISBN : 9788966188345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14-11-11
책 소개
목차
첫 번째 추천의 글: 이 지옥을 바꿀 수 있을까요? - 굽시니스트(만화가)
두 번째 추천의 글: ‘쫓기는 삶’에서 벗어나기 - 김영란(서강대학교 석좌교수, 前 대법관, 前 국민권익위원장)
편집자 서문: ‘나는 왜 이 시대, 그리고 이 나라에 태어났을까?’
I. 취업 전쟁 시대: 세 젊은이와 마흔 살 기혼 여성의 취업 체험기
I - 1. 서른이 다가오는 여자: 전다은
‘취업 준비생’이라는 이름
스펙을 쌓아라
벌지는 못하는데 쓸 곳은 많다
또 다른 전쟁터, 취업 스터디 3개월
채용설명회의 진면목
취업 전쟁!
나는 몇 점짜리 인간인가?
I - 2. 인문학을 전공한 잉여: 강선일
백수 일기
난 앞으로 ‘무엇’이 될까
공모전에 뛰어들다!
백수는 어떻게 사는가
취업 좀 시켜주세요
보험회사에서의 일주일 - 영업 사원 교육 체험기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I - 3. 그럭저럭 괜찮은 스펙의 대학생: 나해리
내가 대학생 맞나요?
평범한 여학생, 그리고 취업준비생
이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
전사로 거듭나다
I - 4. 마흔 살의 기혼 여성: 정은주
현직 기자의 ‘위장 취업’ 분투기
II. 무엇이 그들을 힘들게 만드는가?: 취업 준비생 심리 분석
II - 1. 세 차례의 심리 상담
첫 번째 상담 - 나를 증명하고 싶은 욕심
두 번째 상담 - 꾸며진 나와 진짜 나의 차이
세 번째 상담 - 미래에 대한 불안감
II - 2. 상담 결과 분석 및 취업 준비생을 위한 조언
상담에 대한 종합 평가
취업 준비생을 위한 심리학자의 조언
III. 독일의 청년부터 한국의 ‘아줌마’까지: 세계 취업 현실
III - 1. 세계는 어떻게 취업하고 있는가
독일 - 1 |우리도 힘들지만, 여유는 있다
독일 - 2 |‘미니잡’의 어두운 그늘
네덜란드 - 1|‘당신이 부르면 나는 간다’
네덜란드 - 2|네덜란드 모델의 장점과 한계
덴마크|취직 못 해도 매달 200만 원을 받지만…
캐나다|‘취업은 여기에서도 어려워요’
III - 2.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산다는 것
20대 - 시간제 일자리의 압박
30대 - ‘육아냐 일이냐’
40대 - 재취업 전선에 뛰어들어보지만…
50, 60대 - ‘밑바닥 일자리’밖에 없다
III - 3. 취업자 및 해외 관계자 인터뷰
CJ 영업 마케팅 신입 - ‘운이 좋았지요’
기아자동차 신입 - 대기업을 여러 번 옮기다
한국장학재단 2년 차 - 바늘구멍을 통과했지만…
방위사업청 6개월 차 - 6시 퇴근의 즐거움
양돈농협 2년 차 - 먼저, 자리를 잡아라
토목설계 6년 차 - 빽 없는 설움
공무원시험 준비생 - ‘이것저것 많이 했지만…’
외국계 기업의 인사 담당자 - ‘앉아 있지 말고 움직이세요’
영국의 대학생 - ‘한국의 스터디 문화는 정말 기이해요’
캐나다 대학 취업지원실 직원 - ‘이제 1학년 학생도 찾아옵니다’
캐나다 고용지원센터 담당자 - 취업 전쟁은 어디나 마찬가지다
해제: 취업은 어떻게 ‘삶의 목적’이 되었는가 - 노정태
청춘은 이렇게 사라졌다
금융위기와 청년들의 발버둥
‘취업 준비생’이라는 새로운 계급의 탄생
대한민국의 양반과 중인과 상놈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느새 강의실이 꽉 찼다. 30대 초반의 여성이 나와 자신을 소개했다. 안내 메일에 ‘대선배님’이라고 적혀 있던 사람인 듯했다. 그녀는 이 스터디를 통해 대기업에 취직했다며 앞으로 자기가 스터디의 첨삭과 지도를 도울 거라고 말했다. 스터디 그룹의 이름도 자기가 만들었단다. ‘스터디 잡스.’ 스티브 잡스의 이름을 차용한 것일까? 그녀는 자신도 힘든 시간이 있었고 그 아픔을 이해하기에 회사를 나와 이렇게 강연을 하며 취업 준비생들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의 강연이 끝나자 이번엔 주간지 표지의 주인공이 우리 앞에 섰다. 그는 자신이 삼성그룹 인사팀에서 15년간 근무한 베테랑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취업 노하우들을 이야기해줬다. “면접관들은 나를 살 사람들이잖아요. 날 사달라고 면접을 보는 건데 면접장에 들어가서 인사도 제대로 안 하면 누가 날 사겠어.” “자기소개서에 절대로 써서는 안 되는 것 네 가지. 정치, 지역, 종교, 노조 이야기입니다. 절대 이런 모험은 하지 마세요.” “토론 면접 때나 임원 면접 때 너무 튀려고 하지 마세요. 그런 사람들 보면 이렇게 생각합니다. 쟤는 잘하면 임원 되겠고, 잘못하면 노조위원장 되겠다.” 그의 말은 강의실의 학생들을 웃겼다.
(I. 취업 전쟁 시대: 세 젊은이와 마흔 살 기혼 여성의 취업 체험기)
컵라면과 에너지 음료를 들고 방청석 맨 앞자리에 앉았다. 훤칠한 키의 잘생긴 사회자가 무대로 올라갔다. ‘청춘, 스펙에 변명하지 마라’라고 쓰여 있는 커다란 현수막이 무대 위에 걸려 있다. 사회자는 첫 강연자인 최일구 전 MBC 앵커가 좀 늦을 것 같다며 양해를 구했다. 방청석은 이미 꽉 차 있다. 진행요원들이 계속해서 의자들을 추가로 구해 오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20대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빗속을 뚫고 이곳에 모인 이들은 어떤 강연을 기대하고 있을까?
인크루트와 현대백화점이 공동 주최하는 ‘멘토’들의 토크 콘서트 현장이다. 최일구 앵커,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 방송인 홍석천이 강연자다. 나는 그들의 성공 이야기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품었다. 하다못해 자기소개서에 인용할 만한 말 한마디쯤은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토익 등의 스펙은 기업을 향한 ‘배려’라고 생각해요. 숫자는 ‘얘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예요. 스펙 없이 날 봐달라고 할 수는 없는 거죠.”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가 말했다. “인정하세요. 세상은 1등만 기억해요. 좋은 학교 간 것도 능력이에요. 저는 이 세상이 좋아요.”
(I. 취업 전쟁 시대: 세 젊은이와 마흔 살 기혼 여성의 취업 체험기)
질문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녀가 다음 순서 때문에 시간이 없다며 이야기를 마무리하려고 할 때 내 옆에 앉아 있던 남학생이 절박한 목소리로 말했다. “부탁이 있는데 제 자기소개서 딱 한 번만 읽어주시면 안 될까요?” 면접관은 난감하다는 듯이 거절했다. 하지만 남학생의 요구는 집요했다. “제가 저번에도 떨어졌거든요. 한 번만 읽어주세요. 부탁이에요.” 그녀는 마지못해 알았다고 말하며 다른 곳으로 가자고 했다. ‘내 것도 봐주면 안 되나.’ 면접관의 뒷모습을 보자 따라가고 싶은 욕구가 치밀었다. 하지만 남학생의 절박함 때문에, 그리고 그런 절박함이 나에게는 없는 것 같아서 차마 그럴 수 없었다.
(I. 취업 전쟁 시대: 세 젊은이와 마흔 살 기혼 여성의 취업 체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