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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기호학/언어학 > 언어학/언어사
· ISBN : 9788967355142
· 쪽수 : 476쪽
· 출판일 : 2018-04-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로마인의 담백함에 대하여 고대 로마
2장 땅에서도 하늘에서처럼 성서
3장 상소리, 신을 조각내다 중세
4장 외설어의 출현 르네상스
5장 완곡어법의 시대 18세기와 19세기
6장 “죄다 엿 먹어” 20세기 이후의 상소리
에필로그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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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상소리에 대한 불안감의 이면에는, 혹시 문명화라는 장막이 혼돈의 시대를 가리기엔 너무 얇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행여 상소리로 인해 그 얇디얇은 장막이 찢기지나 않을까, 고상하고 합리적인 담론의 여러 규칙이 내팽개쳐지고 마구잡이식 충동이 과다하게 입 밖으로 표출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말이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우리는 언제나 비속어―그것이 무엇을 뜻하건 간에―와 더불어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비속어는 우리가 사용하는, 우리의 언어다.
_「프롤로그」
병사는 농담 하나를 들려주었다. “빈칸 빈칸 빈칸 빈칸 같은 빈칸. 빈칸 빈칸 빈칸 빈칸 빈칸 같은 빈칸하는 빈칸 빈칸. 빈칸하는 빈칸 같은 빈칸하는 빈칸, 빈칸 빈칸 빈칸 빈칸 씨발.”
고백하건대, 나는 이 농담을 사랑한다. 세상에는 씨발fuck보다도 입에 담기 어려운 단어가 숱하게 존재한다는 발상이 마음에 드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단어이기에? 그러나 한편으로 이 농담은, 전쟁으로 인해 언어의 세계에도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_「“죄다 엿 먹어」
다음번에 누군가 당신을, 가령 현금인출기 앞에서 너무 오래 꾸물거린다는 이유로 ------라고 부른다면, 흥분하지 말고 곰곰이 생각한 다음 고맙게 받아들이자. 혹 누군가 당신의 ------ ------를 ------해버리겠다고 하느님에게 맹세(또는 상소리)할 때는, 아마도 달아나는 편이 좋을 테지만, 그때도 역시 조금은 행복해하기 바란다. (…) 언어에 그토록 유용한 단어가 그렇게나 많이 있어 그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자. 그리고 혹시라도 응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 많고 많은 외설어나 서약어 중에서 당신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가장 알맞은 용어를 선택한 다음, 그 아름다운 역사와 중요한 가치를 가슴 깊이 되새기며 자신 있게 내뱉어보는 것이다.
_「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