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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67356835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19-11-0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그것은 베네치아의 고서점에서 시작되었다
2. 바다신과 산신
3. 도대체 여긴 어디란 말인가
4. 돌의 목소리
5. 가난 덕분에
6. 날아가라, 내 마음이여
7. 중세는 빛나는 시대였던가!
8. 천천히 서두르게
9. 여름이 없었던 해
10. 나폴레옹과 도붓장수
11. 신세계에 구세계를 알리며
12. 베네치아의 유랑책방
13. 다섯 사내가 시대를 열다
14. 마을과 책과 유랑책방 상
15. 책장 사이의 사연들
16. 창 너머로
에필로그
부록:‘유랑책방 상’역대 수상작 목록
참고문헌
책속에서
오랜 세월 가난에 길들여진 마을이었다. 자급자족을 했고 모자란 것이 있으면 사내들은 북부 이탈리아의 농업지대로 장기간 일을 하러 떠났다. 그러나 1816년의 이상기온으로 북부 이탈리아의 농업이 파괴적인 피해를 입자, 몬테레조에 큰 변화가 찾아온다. (…) 벼랑 끝에서 마을 사람들은 광주리를 짊어졌다. 팔 수 있는 것은 뭐든 팔자. 사줄 사람을 찾을 때까지 걷자. 다 팔리면 다시 채워서 더 멀리 가자.
봄이 찾아오면 책을 파는 도붓장수들은 같은 날 모여 다 함께 길을 떠났어요. (…) 튼튼한 구두로 떠날 채비를 단단히 했죠. 옷차림은 단출했는데 모두가 책 광주리를 자기 옆구리에 단단히 끼고 있었어요. 짐은 그뿐이었습니다. 책이 아버지들의 보물이었던 것입니다. 각자 장사를 할 곳이 정해지면, 남자들은 짐을 짊어지고 악수를 나누고 잠깐 농담을 주고받고는 ‘그럼, 다시 만나세’ 하며 손을 흔들면서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묵묵히 걷기 시작했어요.
도붓장수들은 수련생 아이들에게 길을 가르쳐주고, 혼자서 책을 팔도록 보냈다. 일이 끝나면 모두가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를 알려주고 보냈지만, 밤이 되어도 수련생이 약속 장소에 오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길을 잃거나 고된 수련을 집어치우고 집으로 도망갔기 때문이었다. 여섯 살짜리 아이가 무거운 광주리를 짊어지고, 늦은 밤 산길을 혼자서 걸어오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진다./“몬테레조 사람들이 안 하면 누가 하겠어요. 문화는 무거운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