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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70657967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0-05-25
책 소개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_ 나이 듦 앞에서
프롤로그 _ 늙는다는 건 미지의 세계를 향한 모험 같은 것
1장.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2장. 이제 그는 돌아가는 지구를 입고 누워 있다
3장. 이제 나는 죽음을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4장. 죽음을 앞둔 동물들의 공통된 반응
5장. 기억의 저편 어딘가에 있는
6장. 노년은 좋다, 문제를 잘 해결할 수만 있다면
7장. 내 기억 속의 사자 한 마
8장. 노인을 존경하는 의사를 만나고 싶다
9장. 우리가 고립을 두려워하는 진짜 이유
10장. 행복한 노년을 위한 세 가지 제안
11장. 노년을 보낼 가장 좋은 장소는
12장. 존재의 불빛이 서서히 꺼져가고 있지만
13장. 내가 제일 두려워하는 마지막 모습은
14장. 죽음, 그리고 그 다음에 오는 것들
15장. 죽음을 대하는 우리들의 방식
16장. 생의 마지막 순간에 대하여
17장. 내가 쓰는 나의 부고기사
18장. 내가 살아야 할 생을 잘 살아서 기쁘다
19장. 품위 있게 노년을 사는 법
20장. 나는 꺼져가는 불 앞에서 분노하지 않을 것이다
책속에서
나는 지금까지 32,000일 가까이 살았다. 결승선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온, 그 32,000일에 걸친 삶을 돌아보는 게 아주 조금은 재미있지 않을까? 노화의 과정이야말로 인간 역사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이 다. 늙는다는 건 단순히 심약한 노인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늙는다는 건 낯설면서도 마음을 사로잡는 무엇이 있다. 아마 그건 미지의 세계를 향한 모험 같은 게 아닐까?
이제 나는 죽음을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나도 사후세계를 살게 될 것이다. 설령 그게 의식이 있는 생명체의 삶이 아니라도 말이다. 내 뼛가루는 우리 집 개나 다른 식구들것과 섞이게 될 것이고, 내 몸의 분자 중 몇 개는 무덤 근처 식물의 씨앗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 씨앗들을 쥐가 먹고, 그 쥐는 또 여우가 잡아먹을 것이다. 나는 이런 변화를 전혀 의식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몸의 어딘가가 좋지 않다는 느낌을 매일 받는다. 최근에는 머리가 약간 어지러운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게 뭘 의미하는지는 모르지만, 두피가 가끔씩 간질간질하는 게 꼭 머리가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인터넷으로 증상을 찾아보았다. 어느 사이트를 보니 일곱 가지 이유가 적혀 있었는데, 첫 번째가 뇌졸중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이 너무 거슬려서 읽기를 멈 췄고, 나머지 이유들은 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샤워하는 방법을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