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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71992654
· 쪽수 : 383쪽
· 출판일 : 2007-01-12
책 소개
목차
아르곤
수소
아연
철
칼륨
니켈
납
수은
인
금
세륨
크롬
황
티타늄
비소
질소
주석
우라늄
은
바니듐
탐소
프리모 레비와 필립 로스의 대담
프리모 레비 작가 연보
작품 해설 / 서경식
리뷰
책속에서
... 이미 봄옷을 입은 계곡의 나무들은 우리와 같았다. 이들도 말은 못 하지만 더위와 추위, 즐거움과 고통을 느끼고 태어나고 죽는 인간과 같다. 바람이 불면 꽃가루를 뿌리고 신기하게도 태양의 여정을 쫓는다. 바위는 그렇지 않다. 바위는 생명력을 머금고 있지 않은, 태초부터 죽어 있는 것이다. 완전히 냉담한 수동성 그 자체다. 숨어 있는 정령을 잡으려면 보루 하나하나를 철거해야 하는 요새였다. 변덕스런 니켈 정령은 이리저리 튀며 잘 빠져나가고 사악하다. 뾰족한 귀가 있으며, 찾기 위해 곡괭이로 쪼면 늘 피할 준비가 되어 있고, 어디로 갔는지 흔적조차 찾지 못한다.
하지만 꼬마 요정, 니켈 정령, 코볼트의 시대는 지나갔다. 우리는 화학자다. 다시 말해 사냥꾼이다. 우리에게는 파베세가 말한 것처럼 "어른이 되어서 겪는 두 가지 경험", 곧 성공과 실패밖에 없다. 흰 고래를 죽이든지 난파되는지 둘 중의 하나였다. 불가해한 물질에 굴복해서는 안 되었다. 그냥 주저앉아서도 안 되었다. 우리는 실수를 하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얻어맞고 다시 한방을 되돌려주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가 무력하다고 느껴서는 안 된다. 자연은 무한하고 복잡하지만 지성이 뚫고 들어갈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 주위를 돌면서 찔러 보고 들여다보아야 한다. 들어갈 구멍을 찾거나 없으면 만들어야 한다. 매주 중위와의 대화는 마치 전투 작전을 짜는 듯했다. - 본문 114~115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