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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정치비평/칼럼
· ISBN : 9788971999790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1 이성의 쇠퇴와 몰락
2 새로운 문화전쟁
3 ‘자아’와 주관성의 부상
4 실재의 소멸
5 언어의 포섭
6 필터, 저장탑, 부족
7 주의력 결핍
8 ‘거짓말이라는 소방호스’: 프로파간다와 가짜 뉴스
9 남의 불행에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
나가며
주
추가 출처
해제 포스트트루스 시대의 인간의 조건―정희진
옮긴이의 말 독설 서평가의 본격 문화·정치비평
리뷰
책속에서
‘진실의 쇠퇴’(truth decay)라는 말이 ‘가짜 뉴스’와 ‘대안사실’ 같은, 이제는 익숙한 어구가 포함된 탈진실 시대의 어휘 목록에 합류했다. 랜드연구소는 미국의 공적 생활에서 “사실과 분석의 역할이 줄어드는” 현상을 가리켜 이 말을 썼다. 가짜 뉴스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과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가짜 과학, 홀로코스트 수정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활성화하는 가짜 역사, 러시아의 인터넷 트롤들이 만들어내는 페이스북의 가짜 미국인, 그리고 봇(bot)이 만들어내는 소셜미디어의 가짜 팔로어와 가짜 ‘좋아요’도 있다.
달리 말하면, 트럼프는 언어를 실제와 정반대되는 의미로 사용해 혼란을 일으키는 오웰류의 요술을 부린다. “전쟁은 평화다”, “자유는 노예상태다”, “무지는 힘이다” 같은 식이다. ‘가짜 뉴스’라는 말을 가져와 뒤집어 이용해서 자신에게 위협이 되거나 호의적이지 않다고 보는 언론의 평판을 떨어뜨리려 할뿐더러, 러시아의 미국 대통령 선거 개입 조사가 “미국 정치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라고도 했다. 정작 트럼프 본인이 언론, 사법부, FBI, 정보부서 등 자신을 적대한다고 여겨지면 어떤 기관이든 수차례 공격해왔는데도 말이다.
“전통적인 제도가 신뢰를 잃으면서, 사람들의 소속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직장의 빈약한 유대관계는 불충분했다.” 사람들은 이에 대응해 생각이 비슷한 이웃, 교회, 사교모임 등 다른 단체를 찾아냄으로써 공동체의식을 되찾았다. 이런 역학관계는 인터넷에 의해, 다시 말해 특정한 이념의 관점에 영합하는 뉴스 사이트, 특정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게시판, 관심사를 공유하는 편파적 저장탑 안으로 사람들을 한층 더 분류해 넣는 소셜미디어에 의해 빛의 속도로 증폭될 터였다. 밀레니엄 전환기에 이런 분열은 이념보다는 취향과 가치관에 대한 것이었으나 “정당이 삶의 방식을 대변하게 되고 삶의 방식이 공동체를 규정하게 되면서 모든 게 공화당 지지자 또는 민주당 지지자로 나눌 수 있는 듯이 보인다”고 비숍은 썼다. 모든 것이란 의료보험이나 투표권이나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견해만이 아니라 쇼핑하는 곳, 먹는 것, 보는 영화의 종류를 또한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