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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72758174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제1장 고양이와 운명
제2장 팡파르가 들린다
제3장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그리고 거짓말을 할 때나
제4장 스위트 메모리스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사무실 입구에 서 있던 소헤이가 몸을 비켜서자, 교코보다 먼저 펭귄이 안으로 들어갔다. 자박자박 애니메이션 효과음 같은 발소리가 귀여웠다.
할 말이 있는 듯한 교코의 눈빛을 알아차렸는지 소헤이가 해맑게 벌쭉 웃었다.
“아, 괜찮아요. 펭귄도 저희 소속입니다.”
“저희 소속? 직원인가요?”
교코의 심각한 물음에 소헤이는 “아니요” 하며 당황한 듯이 눈을 깜빡이다 빨간 머리를 벅벅 긁는다.
“펭귄은 일을 할 수 없죠.”
_제1장 「고양이와 운명」
진짜 펭귄…… 이네? 헛것 본 거 아니지? 겐은 자신의 눈을 여전히 믿을 수 없어, 펭귄 옆을 돌아서 나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찰칵하는 카메라 셔터 소리에 놀랐는지, 펭귄은 플리퍼라 불리는 날개 같은 손을 파닥대며 한쪽 눈을 찡긋 감았다. 겐은 왠지 미안한 일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펭귄 뒤를 따라 무인 개표구를 빠져나가자, 바닥도 천장도 벽도 온통 목재 패널로 된 숲속 같은 분위기의 대합실이 나왔다. 출구 너머로 커다란 공장 정문이 보였다. 키가 장대처럼 크고 머리가 사자머리처럼 텁수룩한 남자 경비원이 겐을 수상쩍게 쳐다보고 있었다. 펭귄이 왼쪽으로 방향을 틀자 겐도 같이 몸의 방향을 바꾸는 바람에 경비원의 시선에서 벗어났다. 펭귄이 오렌지색 주둥이로 목재 패널로 된 벽을 콕콕 찌르자 벽이 갑자기 옆으로 스르르 열렸다. 겐은 “우와” 소리를 지르며 이어폰을 뺀다. 당연히 벽이라고 생각했던 곳이 미닫이문이었다. 자세히 보니 손가락을 걸치는 작은 손잡이도 달려 있었다.
“어서 와라.”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미닫이문 틈새로 빨간 머리가 보였다.
날라리 같은 녀석이 있어! 방어 자세를 취하는 겐의 존재를 알아차렸는지, 빨간 머리 청년은 헤실헤실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_제2장 「팡파르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