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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72885566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14-11-25
책 소개
목차
그의 여자
옮긴이의 말: 메디치상에 빛나는 새롭고 독특한 문체
리뷰
책속에서
클레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그녀의 손목을 놓아주었다. 그녀는 팔을 치우지 않았다. 팔은 테이블 위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토마스의 손 때문에 따뜻해진 그녀의 손목은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에게 기대할 것이 전혀 없다고 해도 그녀는 그를 계속 만날 것이다.
그가 마침내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 흰자위는 아주 하얬다. 계산을 하고 일어섰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크리스마스 휴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토마스는 틀림없이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산으로 갈 것이다. 그는 자외선 차단제를 잔뜩 바를 것이고, 구릿빛으로 그을린 얼굴에서 입만 유독 허옇게 보일 것이다.
그가 돌아오면 선글라스 때문에 눈 주위는 희끄무레할 것이다. 모자를 썼다면 이마 위쪽도 그럴 것이다. 아니, 그녀는 모자를 쓴 토마스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언제 떠났다가 언제 돌아올까?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그는 휴가에 대해서는 아직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도 그에게 묻지 않았다.
클레르는 종이와 연필을 집었다. 하루에 한 시간 십오 분, 거의 석 달 동안 일주일에 다섯 번. 그녀는 계산했다. 칠십오 시간. 수첩에 토마스와 보낸 칠십오 시간이 들어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사용했던 수첩들 옆에 이 수첩을 놔둘 수 있을까?
그녀는 새해 수첩을 한 장 한 장 넘겨보았다. 시간, 날짜, 하지만 아직 T와 화살표는 없다. 새해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