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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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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뉘엘 베르네임 (지은이), 이원희 (옮긴이)
작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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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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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커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72885559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14-11-25

책 소개

프랑스 메디치상 수상작가 엠마뉘엘 베르네임의 소설. 별다른 교류나 감정 없이 여덟 번의 저녁을 먹고, 한 번의 섹스를 갖는 두 남녀의 지난한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독자로 하여금 그들의 만남을 더욱 깊이 들여다보도록 만든다.

목차

커플

옮긴이의 말: 달콤한 말 한마디 등장하지 않는 독특한 연애소설

저자소개

엠마뉘엘 베르네임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55년 12월 13일 파리에서 태어나 일어학을 전공했고, 《영화 평론》지에서 4년간 사진자료실 책임자로 근무했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드라마 대본 심사위원이며, 2010년부터 메디치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화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 2017년 5월 10일 6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베르네임은 20년 동안 100쪽 남짓한 소설 다섯 편만 발표했다. 1985년 발표한 첫 작품 『잭나이프』로 이미 화제가 된 그녀는 『커플』(1987), 『그의 여자』(1993), 『금요일 저녁』(1998), 『나의 마지막 히어로』(2002)를 내놓았다. 특히 ‘새롭고 독특한 문체’로 쓰인 작품에 수여하는 메디치상을 수상한 『그의 여자』에서 감각적인 소설가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으며, 『다 잘된 거야』(2013)는 자전적 소설로 아버지의 안락사라는 묵직한 주제를 담은 수작이다. 영화 <록키3>에 영감을 받아 쓴 『나의 마지막 히어로』는 작가 자신이 가장 애착을 가진 작품이라고 밝힌 자전소설로, 진정한 삶을 살기 위한 한 여성의 용기 있는 결단과 행보를 특유의 간결하고 절제된 문체와 스피디한 전개로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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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옮긴이)    정보 더보기
프랑스 아미앵대학에서 〈장 지오노의 작품 세계에 나타난 감각적 공간에 관한 문체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장 지오노의 《언덕》 《세상의 노래》 《영원한 기쁨》, 장자크 상페의 《사치와 평온과 쾌락》 《각별한 마음》, 다이 시지에의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장 크리스토프 뤼펭의 《붉은 브라질》 《아담의 향기》,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카트린 클레망의 《테오의 여행》 《세상의 피》, 마르크 레비의 《그녀, 클로이》 《고스트 인 러브》 《달드리 씨의 이상한 여행》,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의 《타라 덩컨》 시리즈, 엘레오노르 드빌푸아의 《아르카》, 아민 말루프의 《마니》 《사마르칸트》 《타니오스의 바위》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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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로익은 그다음 주에 엘렌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들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엘렌의 윗니 사이에 풀, 아니 샐러드 조각이 끼어 있었다. 로익은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그는 일부러 말을 시켰다. 그는 그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았다.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입에 시선을 고정하고 치아를 드러나게 할 음절이나 미소를 기다렸다. 그녀는 먹고 있었다.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입술을 닦았다. 그는 꼼짝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말을 시작하면서 미소 짓길 기다렸다. 그는 커피 두 잔과 계산서를 부탁했다. 그는 엘렌을 바래다줄 것이다. 그리고 키스할 것이다. 그는 그녀의 볼 안쪽, 잇몸에 이어 치아로 혀를 옮기다 잇새에 낀 푸른 야채 조각을 없앨 것이다.

야채 조각은 엘렌이 커피를 마실 때 사라졌다. 그는 그녀를 바래다주었다. 그는 그녀에게 키스하지 않았다.


욕실에서는 뭔가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전기 면도기와 각각 칫솔과 치약이 담긴 컵 두 개가 있을 것이다. 같은 치약을 쓰는 게 아니라면. 아니, 그들의 입은 같은 맛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숨결이 뒤섞여 같은 냄새가 날 것이다.
로익은 화장실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작은 문을 열었다. 욕조도 세면대도 보이지 않았다. 수납장도 없었다. 선반 위에는 두루마리 화장지들과 탈취제 한 병이 놓여 있었다. 하얀 바닥에 변기용 솔 하나가 있었다. 잡지도 없었고, 벽에 붙여놓은 것도 없었다. 로익은 거칠게 변기의 물을 내렸다. 다음에는 욕실을 조사할 것이다 .


그는 오른손으로 호주머니에서 핀을 꺼냈다. 그는 핀으로 페서리를 찔렀다. 열다섯 번을 찔렀다. 고무막 표면에 골고루 찔린 열다섯 개의 작은 구멍. 열다섯 개의 작은 구멍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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