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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북유럽소설
· ISBN : 9788975276224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12-01-31
책 소개
목차
1. 독종 톡시(Toxi)의 탄생 / 2. 똑똑한 킬러는 화장실에서 답을 찾는다/ 3. 아이슬란드 가는 비행기/ 4. 프렌들리 신부의 매력/ 5. 권총집 혹은 건홀더(Gunholder)/ 6. 난쟁이들이 사는 나라, 릴리푸트 섬/ 7. 몸조심해요, 아빠/ 8. 좋은 친구들/ 9. ‘미스터 고문’ 신부/ 10. 하이힐, 하이힐, 나의 하이힐/ 11. 폴란드 페인트공 타데우시의 하룻밤 휴식/ 12. 사업가 마크의 우아한 걸음걸이/ 13. ‘미스터 살인마’ 주식회사/ 14. 차가운 양철지붕 위의 개구리/ 15. 아이슬란드식 포옹/ 16. 차갑게 식어버린 애인/ 17. 하얀 밤 잿빛 아침/ 18. 산송장의 방랑기/ 19. 저세상 속으로, 안녕/ 20. 고문 치료법/ 21. 지옥문이 열리면/ 22. 조국을 위한 서비스/ 23. 메이드 인 아이슬란드/ 24. 하드워크 호텔의 이상한 손님들/ 25. 끝내주는 스트립쇼 클럽, 할망구/ 26. 고깃덩어리들의 세계/ 27. 사랑을 포기할까, 용암을 막을까/ 28. 아이슬란드에서 벌어진 인도의 여름/ 29. 카우나스에서 온 친구들/ 30. 나는 ‘조금’ 아이슬란드 사람/ 31. 이런, 개 같은 경우/ 32. 독기 없는 톡시의 탄생/ 33. 유로비전? 유고비전?/ 34. Bok/ 35. 세르비아의 승리
리뷰
책속에서
내가 하는 일은 크로아티아어로 ‘placeni ubojica’인데, 직역하면 킬링 머신(Killing Machine─옮긴이)이다. 뉴욕에서는 히트 맨(hit man)이라고 한다. 그냥 쉽게 말하자. 맞다, 나는 살인청부업자, 곧 킬러다. 6년 전 이곳으로 온 뒤로 나는 몇몇 장례 대행회사에게 일거리를 제공했고, 그중 한 회사와는 동업을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도 있다. 며칠 전에는 디칸(Dikan)에게 한 회사를 비밀리에 인수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까지 했다. 우리의 제물이 죽고 난 후에도 추가로 돈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에 꿩 먹고 알 먹기 아닌가.
이쯤에서 내가 하는 아르바이트를 조금 더 알려주는 편이 좋겠다. 나는 뉴욕 동부 21번가에 위치한 ‘자그레브 사모바르(The Zagreb Samovar)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로 일한다. 살인청부업자가 하는 일은 대개 그다음 살인 청부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웨이터(waiter)라는 영어 단어는 내 직업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_12쪽, ‘독종 톡시의 탄생’ 중에서
“네, 신부입니다……. 일리치 신부.”
이제 상황은 정말 우스꽝스럽게 되었고, 더 이상 도망갈 곳도 없었다.
“그렇다는 말은 여권에 없는데요.” 그가 말했다. 고집불통에 앞뒤가 꽉 막힌 세르비아 꼰대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그는 창구를 떠났다. 뒷줄에 서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지만, 나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약 1분 뒤 그가 돌아왔다. 나이가 좀 더 들어 보이는, 푸른색 와이셔츠를 입은 선임 직원을 데리고 왔다. 마치 한 쌍의 동성애자 느낌이 드는 그들은 3인조 동성애 그룹을 결성하기 위해 누군가를 캐스팅하려고 온 녀석들처럼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이윽고 선임자가 입을 열었다. 이곳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많이 들었던 억양이었다.
“신부님이신가요?”
“그렇습니다.”
“무슨 일로 아이슬란드까지 오셨습니까? 사업차 방문하셨나요, 아니면……” _46쪽, ‘프랜들리 신부의 매력’ 중에서
“만일에요, 그러니까…… 어떤 남자가 아주 오래전부터 어떤 여자를 만나고 있었는데요. 그 여자가 어떤 계기로 해서 남자한테 확실하게 이야기해줬어요. 그 여자는 결혼한 남자하곤 결코 뒹굴지 않을 거라고요. 그게 무슨 뜻이죠?”
“그 말은 당신을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으니 쫓아다니지 마란 뜻이에요.” 판결문이 낭독되었다.
교실에서 폭소가 터졌다. 항상 미소를 짓던 필리핀여자들뿐 아니라 빈 라덴의 추종자들도 합세했다. 다음 수업시간에 기관총을 가지고 와야 할 것인지 나는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나는 단 3개월 만에 내 영어실력을 20층짜리 건물만큼 향상시켜준 카리가 고마웠다. 그리고 제자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 카리의 기분이 좋을 리 없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_211쪽, ‘하얀 밤 잿빛 아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