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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유교철학/주역 > 공자/논어
· ISBN : 9788976824257
· 쪽수 : 872쪽
책 소개
목차
『논어고의』 간행 서문
『논어고의』 총론
논어고의 권1
학이(學而)
위정(爲政)
논어고의 권2
팔일(八佾)
이인(里仁)
논어고의 권3
공야장(公冶長)
옹야(雍也)
논어고의 권4
술이(述而)
태백(泰伯)
논어고의 권5
자한(子罕)
향당(鄕黨)
논어고의 권6
선진(先進)
안연(顔淵)
논어고의 권7
자로(子路)
헌문(憲問)
논어고의 권8
위령공(衛靈公)
계씨(季氏)
논어고의 권9
양화(陽貨)
미자(微子)
논어고의 권10
자장(子張)
요왈(堯曰)
논어고의 원문
옮긴이 해제 / 실학으로 다시 읽는 『논어』
책속에서
고원해 다다를 수 없으며 은미하고 까다로워 알 수 없다는 따위의 말은 삼대의 왕의 사적을 고찰해 보면 잘못이 있을 것이며, 온 세상에 기준으로 세워 보면 어그러질 것이며, 인간의 감정과 사물의 원리에 미루어 생각해 보면 모두 부합하지 않을 것이다. 우주라는 시공간에 본래 이런 식의 이치가 없으니 도를 심하게 곡해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높은 곳[高]을 끝까지 올라가면 반드시 낮은 곳?[卑]으로 돌아오며 먼 곳[遠]을 극단까지 나아가면 반드시 가까운 곳[近]으로 돌아온다. 비근卑近으로 돌아오고 난 뒤에야 견해가 비로소 실질[實]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비근한 곳은 항상 살 수 있지만 고원한 곳은 제대로 머무는 곳이 아닌 줄 알기 때문이다. 이른바 비근은 본래 비근이 아니요 평상?平常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실로 예로부터 지금까지 온 세상이 공통으로 따르던 것이었으며 인간 윤리와 일상생활에서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여기는 바였다. 어찌 여기에 고원한 것이 있겠는가. 비근을 싫어하고 고원을 기뻐하는 자들과 어떻게 천하와 만세에 두루 통용되며 잠시라도 떨어질 수 없는 도를 함께 얘기할 수 있겠는가. 배우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를 알아야 한다. 그런 뒤에 『논어』를 읽을 수 있다.
진사이는 논한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성인은 상서로운 조짐을 말씀하시지 않았는데 여기서 봉새와 하도를 말씀하신 것은 어째서입니까?” 나는 대답했다. “이 말은 상서로운 조짐을 말한 것이 아니라 봉새와 하도를 빌려 당시 훌륭한 임금이 없는 것을 탄식한 것이다. 성인은 남들과 함께 지내지 다른 기반에 서지 않으며 동시대를 살면서 세상 사람들이 듣기에 놀랄 말을 하지 않는다. 일을 할 때 성공과 실패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것은 모두 옛 방식을 따르며, 분분한 설명으로 사람들이 듣고 보는 것을 감히 어지럽히지 않는다. 봉새와 하도는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길 성왕聖王이 세상을 다스릴 상서로운 징조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공자는 이를 빌려 자신의 탄식에 부쳤을 뿐이다.”
여기서 논점은 주희가 맞다 틀리다 하는 점이 아니라 진사이가 그의 해석과는 다르게 『논어』를 읽었다는 사실이다. 주희 해석의 시비 문제도 아니고 진사이 해석의 시비문제는 더욱 아니다. 다르게 읽기 그 자체다. 인仁을 실實의 관점에서 읽는다면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독자가 눈길을 주어야 할 곳은 이 질문이다. 진사이의 대답?: 사랑하고 슬퍼하는 마음을 펼치는 것이다. 인은 본래 사랑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맹자는 “친친인민애물”親親仁民愛物이라는 말로 정식화한다.) 내가 가진 사랑과 연민의 마음을 남에게까지 확대하는 것. 내 마음을 실제로 남에게 적용하라는 말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자신에게 담아 두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남에게 베풀어라. 진사이는 인을 이렇게 읽었고 다시 한번 주희의 형이상학은 평이하고 일상적인 실의 원리로 대치된다. 공부하는 사람이 할 일은 일상에서 실질적이고 평이한 도를 묵묵히 실행하는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도를 찾고 마음에 두고 잊지 않으면서 쉬운 일부터 해나가야 한다.(「옮긴이 해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