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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유교철학/주역 > 유교철학 일반
· ISBN : 9788976821799
· 쪽수 : 216쪽
책 소개
목차
대학정본
『대학정본』 서문
대학정본
부록_『대학』은 공씨가 남긴 책이 아님을 변증함
중용발휘
『중용발휘』 서문
책의 유래를 서술함
강령
상편
하편
원문
대학정본
중용발휘
옮긴이 해제_사서 체계의 붕괴
찾아보기
책속에서
명덕(明德)이라는 두 글자는 『시』·『서』·『좌전』에 많이 보이는데 『논어』·『맹자』에 오게 되면 오로지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가르침으로 삼고 효제충신(孝弟忠信)을 요체로 삼아, 한 번도 명덕을 언급한 적이 없다. 명덕이라는 두 글자는 그 뜻이 너무 커서 오직 성인의 덕을 찬미할 수 있을 뿐 배우는 사람이 받들어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인의충신(仁義忠信)을 가르침으로 삼아 위아래에 통용되고 인간의 도리를 포괄해 빠뜨리는 게 없는 것이 더 좋은 방도이기 때문이겠다. 명덕을 인심(人心)을 칭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는 그 뜻을 잘못 이해한 것이 아주 심한 경우다. 주희의 『대학장구』(大學章句)에는 명덕을 풀이해, “비어 있고 신령하며 어둡지 않아[虛靈不昧] 많은 이치를 갖추고 만사에 대응한다”라고 하였는데 ‘명’(明)이라는 글자에 깊이 집착해 그 말이 본래 성인의 덕을 찬미한 말인지 몰랐다. 『서』(書) 「강고」(康誥)에는 한 글자로 “덕”(德)이라 했고, 「요전」에 역시 “준덕”(峻德)(높은 덕)이라 해서 모두 “명”(明)을 말하지 않은 것을 보면 자연히 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허령불매(虛靈不昧)라는 네 글자는 본래 선(禪)과 관련된 책에서 나온 말로 불교의 명경지수(明鏡止水)의 이치를 말한다. 하지만 우리 성인의 책에는 원래 이런 이치가 없으며 이런 말 또한 없다. 서로 상반되는 것이 불과 얼음 정도가 아니다.
의로움[義]과 이익[利]의 구별은 유자의 첫번째 의무다. 의(義)와 이(利)의 관계는, 얼음과 숯불이 같이 있지 못하고 향기로운 풀과 냄새나는 풀이 함께 섞이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利)를 구하면 의(義)를 따를 수 없고 의를 좋아하면 이(利)와 뒤섞이지 않으려 한다. 그러므로 공자가, “군자는 의를 잘 알고, 소인은 이를 잘 안다”(「이인」 16장)라 하고 맹자가, “왕께서는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다만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양혜왕 상」 1장)라고 한 것은 이런 뜻이었다. 의를 따라 행하면 많은 사람들이 마음으로 기뻐하고 복종하며 사람들이 친밀히 여기고 떠받들어, 저절로 안정과 부유와 존귀와 번영의 효과를 이룬다. 단지 의가 이(利)이겠거니 여기고서 실행한다면 이것은 이익이 된다는 생각으로 이(利)를 실행하는 것이라 이익을 얻을 수 없다. 이런 까닭에 의義를 실행하면서 이(利)를 구하는 것은 그 폐단이 인(仁)을 빌려 “이(利)를 따라 행동하는”(『논어』 「이인」 12장) 지경에 이르게 된다.
성인과 거리가 이미 멀어 경(經)은 부스러기만 남고 말은 빠진 게 많아 세상의 공부하는 사대부들은 스스로 최고의 보배라 여기면서도 실은 사악한 말에 의해 잘못된 것인 줄 몰랐다. 지금 옷깃을 왼쪽으로 하는 오랑캐 풍속에 완전히 빠지지 않은 것은 다행히 공자와 맹자가 남겨 준 가르침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나라의 유자(儒者)들은 선택이 정밀하지 못했고 식견이 철저하지 못했다. 많기만을 탐내며 얻기에만 힘쓰다 도를 해치는 정도가 이렇게 심각한 지경까지 이를 줄 몰랐다. 『대학』은 본래 『예기』 안에 있는 것으로 한 편의 글이기는 해도 누구의 손에서 나왔는지 상세하지 않다. 고정(考亭) 주씨(주희)에 이르러 처음으로 경(經) 1장, 전(傳) 10장으로 나누어, 경은 공자의 말이고 전은 증자(曾子)의 뜻으로, 문인(門人)들이 기록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 견해는 주씨가 마음으로 좋아하고 숭상하는 것에서 나온 말이지 고증(考證)한 것을 두고 한 말이 아니다. 후학들은 스스로 분별할 줄 모르고 공자의 말을 단지 증자가 전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니 도를 해친 게 더 심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