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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프랑스철학
· ISBN : 9788976824936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모리스 블랑쇼 선집』을 간행하며 4
저 너머로의 발걸음 9
옮긴이 해제: 넘어감이 없이 넘어가는 발걸음 201
리뷰
책속에서
죽음은 익숙해질 수 없는 어떤 것이라, 때론 감탄을 자아내는 낯선 것으로서, 때론 공포를 유발하는 친숙하지 않은 어떤 것으로서 그것에 접근한다. 그렇다고 해서 죽음에 대한 사유가 죽음을 생각하는 것을 도와주지도, 죽음을 생각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제시하지도 않는다. 죽음과 사유는 생각하면서 우리가 죽고, 죽어 가면서 우리가 사유에서 제외된다는 점에서 서로 아주 닮았다. 이때 모든 사유는 치명적일 것이고, 모든 사유는 최후의 사유일 것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마치 그가 항상 같고, 우리가 그를 파악하기로 했던 그 같은 장소에 항상 있는 것처럼, (그)의 정체를 밝히거나 고정하기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가장 단순한 문장에서 (그)는 다소 그 문장과 거리를 가진다는 사실, 아니 차라리 분절이 자신의 놀이를 위해 준비하는 공허한 매 순간, 그가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는 주체의 역할에서 그를 파면시킨다는 사실. 따라서 (그)는 무한히 중복되면서 분화된다. 문장을 던지면서 주어의 기능을 유지하는 주어로서 그는, 또 다른 그의 알리바이로서 존재한다. 이 다른 그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으며, 어떤 기능도 대신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이름을 상실하기 위해 쓴다. 그것을 원하고 원하지 않으면서. 그리고 물론 우리는 또 다른 우리가 이어서 필연적으로 주어진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그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익명에게 보내는 집단적인 기호. (왜냐하면 이 새 이름 ─ 동일한 것 ─ 은 이름 없는 독서, 절대로 어떤 이름을 가진 독자에 집중하지 않는 독서와 다른 것을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며, 독서의 유일한 가능성도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영광과 불행을 주는 이 이름은 아무것도 솟아나지 않는 이름 없음에 우리가 속한다는 표시이다. 공적인 무 ─ 부재한 무덤 위에서 지워지는 기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