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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97507625
· 쪽수 : 188쪽
· 출판일 : 2025-03-18
목차
서문
애도에 관한 노트_박영진
끝나지 않는(태어나지 않은) 그_조영아
파괴적인 대상에 매혹되기_서지형
마지막으로 말할 사람_박영옥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말하기_이혜인
마침내 사는 법을 배우기_고해종
애도를 상속하기:《어바웃 타임》에 대한 한 가지 독해_김민호
도래할 애도, 도래할 신_퀑탱 메이야수
저자소개
책속에서
끝내 애도자는 상징계와 실재의 간극에 마주하게 된다. 그는 현존/부재(결여)의 논리와 구멍의 논리가 결코 일치될 수 없음을 경험한다. 그는 대체 가능성을 보장하는 시스템과 대체 불가능성을 유발하는 외상의 차이에 노출된다. 즉, 그 어떤 상징적 틀이나 실천도 실재 안의 구멍을 메울 수는 없다. 재차 프로이트의 말을 원용하자면, 애도자는 메우는 작업을 지속해 나가는 동시에 결코 메워질 수 없는 무언가가 하나의 구멍으로 보존되어야 함을 배우게 된다.
_「애도에 관한 노트」
망자가 내게 뚫는 구멍―마치 그가 찾아 오는 꿈―으로부터 스며 나오는 존재에 나를 기대기 시작했다. 그러한 구멍을 통해 조금이나마 망자에게 다다를 수 있을 때 비로소 나 자신이 되는 듯하다. 위에서 인용한 프루스트의 구절대로 “나 이상의 것”을 만나 내게 찾아온 고통의 독창성에 매달릴 때, 나는 그와 맞닿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때문에 사라진 그를 형상화하지는 못할지언정, 베케트의 말처럼 언젠가 그가 스며 나오게 될 때까지 파열하는 언어로 그를 애도하는 것만이, 그와 내가 함께할 수 있는 틈을 열어 나를 나이게 한다.
_「끝나지 않는(태어나지 않은) 그」
문제는 이 고통이 반복강박의 경로를 택한다는 것이다. 주체는 잃어버린 대상이 준 고통의 순간을 천천히 재현한다. 그 상황에서 고통을 반복하며 절망하는 자기 자신을 본다. 이는 쾌락의 충동을 거스르는, 즉 삶을 거스르는 추동이다. 본체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분리 배출을 거부하고, 잃어버린 것, 즉 나머지를 위해 본체가 죽음의 위협도 불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애도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_「파괴적인 대상에 매혹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