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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성(性)/성문화
· ISBN : 9788976827777
· 쪽수 : 336쪽
책 소개
목차
서문 : 포르노를 말한다_김종갑 | 포토 프롤로그
1부_‘몸’과 포르노
1장 포르노그래피의 자연사: 진화·신경학적 접근_장대익
포르노 ‘현상’ | 연애 본능의 진화 | 포르노와 연애 본능 | 포르노의 신경학: 거울뉴런과 모방 | 나오며: 밈의 탄생과 포르노의 진화
2장 미래의 포르노는 어떤 미래를 만드는가?: 포르노 테크놀로지와 미래 사회_김운하
지하철 야동남 사건이 보여 주는 미래 사회의 징후 | 포르노는 테크놀로지다 | 자율화된 기술사회는 더 이상 인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 매트릭스 포르노 시대가 오는가 | 우리를 매혹하는 성인용 디즈니랜드: 자아분열적인 데카르트 주체의 부활 | 미래의 이브, 로봇과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 | 결론: 인간은 무엇이 되어 가고 있는가?
3장 실재를 향한 열정으로서 포르노_김종갑
포르노의 매혹 | 실재에의 열정 | 포르노 중독 사례와 분석 | 탈맥락화로서 포르노 | 존재를 향한 열망으로서 포르노 | 결론
4장 법은 포르노를 어떻게 판단하는가?_서윤호
들어가며: 포르노에 대한 법적 논의의 문제 | 음란물 관련 법률들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 성표현과 관련된 다양한 용어들은 얼마나 명확한가? | 구체적인 법적용에서의 음란물의 판단기준은 어떤가? | 다른 나라의 음란물 판단기준은 어떤가? | 음란물 규제에 대한 다양한 입장의 차이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 결어: 형법적 규제의 한계와 포르노 허용 문제
2부_‘여성’과 포르노
5장 ‘여성의 몸’과 불가능한 주이상스_김석
포르노는 실제 성의 재현인가 | 생물학적 관점의 한계 | 포르노의 본질: ‘여성의 몸’에 대한 주이상스 | ‘여성의 몸’의 세 형상 | 성의 시뮬라시옹: 성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6장 여자도 포르노를 할 수 있을까?: 관능과 쾌락과 욕망의 관점에서 본 포르노_이은정
여자와 포르노 | 포르노의 실제: ‘나는 쾌락한다’ | 성적 쾌락, 관능적 쾌락 | 관능의 몸에서 욕망으로 | 여자의 몸은 남자의 몸보다 더 관능적이다 | 포르노의 환상은 남자의 전희를 위해 존재한다 | 나가는 말
7장 남성 성자유주의를 넘어 : 페미니스트는 포르노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_이명호
성보수주의와 남성 성자유주의를 넘어 | 포르노 정의와 규제 | 남성적 쾌락 장르로서의 주류 이성애 포르노 | 포르노적 환상기제: 남근적 어머니에 대한 공포와 초월의 환상 | 성적 평등의 요구와 욕망에 대한 책임
3부_좌담 : 포르노, 못다 한 이야기
지금 왜 포르노가 문제인가? | 21세기 포르노 환경을 보는 여러 관점들 | 포르노를 보는 남녀 간의 성차가 존재하는가? | 포르노와 법적 규제의 문제들 | 포르노와 공동선의 윤리 문제 | 아직도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
참고문헌 | 찾아보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포르노는 현대사회의 맥락과 떼어 놓고 성적 욕망으로만 단일하게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복합적인 현상이다. 포르노는 성적 욕망이 과학기술 및 사회의 변동과 더불어서 진화한다는 사실을 가장 첨예하게 극적으로 보여 주는 공간이다. 젠더 차이, 인간관계, 스마트폰, 시각테크놀로지, 자본주의, 후기산업사회, 정보사회, 위험사회 등이 한꺼번에 어우러져서 포르노토피아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학제적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복합적 현상으로서 포르노를 다루기 위해서 많은 토론과 고민을 해야 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자연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섹스 파트너를 추구하게끔 심리기제를 진화시켰다. 성적 다양성을 더 강하게 추구하는 이런 남성의 욕망은 성적 판타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측면에서도 여성과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진화심리학자 도널드 시먼스의 연구에 따르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섹스 파트너와의 성적 접촉을 상상해 봤는가?”라는 설문에 대해 청년들의 32%가 “1000명 이상”을 답했지만, 그와 비슷한 답변을 한 젊은 여성의 비율은 8% 정도에 그쳤다. 심지어 성적인 공상 중에 파트너를 교체하는 비율도 남성이 여성에 비해 훨씬 더 높았다. 즉, 남성이 여성에 비해 성적 판타지 측면에서 포르노적 상상력을 훨씬 더 많이 발휘한다는 것이다. 반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포르노보다는 로맨스 소설처럼 친밀도가 높은 대상과의 접촉을 상대적으로 더 선호했다. 이런 결과는 포르노 시장의 소비자가 거의 남성인 반면, 로맨스 문학의 소비자는 거의 여성이라는 사실과 정확히 일치한다.
자기 방 안에서 홀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포르노 사이트들을 떠도는 누군가를 생각해 보자. 그/그녀에게는 섹스 파트너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런 사항들이 아니다. 중요한 건 현대의 포르노 테크놀로지가 제공하는 일방향 혹은 상호작용하는 쌍방향의, 또는 이런저런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모든 장르들의 성적인 것들과 접속하고 연결함으로써 실제 인간과 이루어지는 관계들에서는 감각할 수 없는 다른 종류의 쾌락들을 생산하고 향유하는 것이다. 극단적으로는 1차적인 향유-실제 세계의 향유-보다 2차적인 향유를 더 선호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