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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공학 > 공학 일반
· ISBN : 9788978894272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1부 인연因緣
학생과 삼공펀치의 인연
석봉의 부친
학부모와의 동침
현해탄에 세우는 다리
40년을 함께한 낡은 두 바퀴
장석과 함께 맞은 태풍 글래디스
조선학의 큰 어른 황종흘 선생님을 기리며
2부 열정熱情
등 뒤에 맺힌 땀방울
호리병 속의 학회지 창간호-첫 번째 이야기
호리병 속의 학회지 창간호-두 번째 이야기
호리병 속의 학회지 창간호-세 번째 이야기
잊힌 첫 설계
한강의 마징가
공릉동 캠퍼스 1호관 301호실의 회상
가계부와 연구비
빛바랜 수료증과 80통의 편지
덕소에 불던 강바람
북극곰의 꿈
실험하는 로봇을 만들다
관악산의 바다로 나아가는 길
관악산의 나비
<서울공대> 창간의 뒷이야기
연간소득 253,800원의 투자 이야기
접어서 만드는 배를 짓다
초대형 유조선과 손으로 쓴 명함
수면 위를 나는 배와 준마처럼 달리는 배
민첩한 비대선
경정보트,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다
선박을 일관작업으로 건조하는 꿈
상상의 수면 위에서
움직일 줄 모르는 배 아닌 배
한 번으로 끝난 반월호 선댄서의 춤
도시의 작은 농장
3부 회고懷古
‘창우호’ 승선과 항해 기록
조선공학자 김효철 연보
원문 출처
저자소개
책속에서
학업성적이 상위권에 있고 어두운 데 없이 밝은 인상이었기에 어려운 가운데서 학업을 이어간다고는 생각되지 않던 학생이었다. 작은 방 안 희미한 백열전등 밑에서 봉투를 붙이는 아버지 등 뒤에 앉아 한 손으로는 책장을 넘기고 한 손으로는 아버지 등을 두드리며 정을 나누는 부자의 정겨운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였다. 이 학생의 아버지야말로 석봉의 부친이고 이 학생은 석봉과 같이 후일 이름을 떨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다. 학과장으로서 도울 수 있는 길은 장학금으로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라 믿었기에 학생에게 우선하여 장학금을 지급하였다.
어머니가 딸 방에서 자기로 하였던 다른 이유가 혹시 결핵의 전염을 걱정하였던 데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일찍 일어나 정성들여 아침상을 차려준 어머니에게 고마움을 금치 못하였다. 동구 밖까지 배웅을 받으며 열차를 타러 가는 동안 오래도록 등 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통근열차에 올라 방학을 앞두고 등교하는 학생들 사이에 서서 광주까지 되돌아 나오며 뜻하지 않았던 학부모와의 하룻밤 동침이 되새겨졌다.
조선학을 공부하겠다는 생각에 1959년 대학에 입학하였으니 2019년에 들며 어느새 조선학과 인연을 맺은 지 60년이 되었다. 학생으로 4?19를 지낸 후 재학 중 군에 입대하여 5?16이라는 격동기를 거치며 대학 생활을 하고 1964년 졸업하였다. 명색은 공과대학에서 조선공학을 이수한 공학사(工學士)였으나 전공자를 모집하는 산업체를 찾지 못하여 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하였다. 입학 후 첫 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도교수께서 대한조선학회에 가입하라 하시어 입회원서를 제출하고 마치 학자가 된 듯이 으쓱하였던 55년 전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