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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4319158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15-07-1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초록색 피와 초록색 숨
1. 올챙이는 언제 개구리가 되는가
2. 반성문에는 반성이 없다
3. 비둘기는 비둘기색이 아니다
4. 가슴 사이를 지나는 보라색 선
5. 파란 남자와 강박주의자의 식탁
6. 이 세상의 기울기
7. 조지 왕조풍의 파르테논 신전
8. 풀 죽은 변사와 다이어트 콜라
9. 테니스장이 있는 그림자 안치소
10. 미치광이 체조
11. 연필꽂이의 쓸모
12. 물빛 서점
13. 너구리 코트 혹은 사랑의 오류
14. 프로작과 7월의 쥴
15. 나의 눈깔과 너의 눈깔
16. 왈츠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없다
17. 아무런 것도, 그러나 전부를
18. 자살 수집가
19. 개구리에게 키스하지 말 것
20. 금붕어 아니면 열대어
21. 발장구 레슨
22. 공중제비를 도는 돌고래
23. 마요네즈에 대한 햄버거의 관념
24. 시벨리우스와 노란 부리 새, 그리고 거미
25. 여기가 아닌 어딘가로
26. 숨소리
27. 끝내주는 자살이란 어떤 걸까
28. 그리고
에필로그 -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 여름에 대해 생각한다. 거짓말에 대해 생각한다. 사라진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사라진 사람에 대해 생각한다. 사라진 시간에 대해 생각한다. 그 시간을 견딜 수밖에 없었던 나에 대해 생각한다. 거짓말이 없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솔직’이라니. 한숨이 나왔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말 중 하나였다. 민주, 평화, 평등, 자유, 수호 같은 말들과 함께. ‘훌륭한’이라는 형용사를 쓰는 사람과 ‘오롯이’ 따위의 부사를 쓰는 사람도 싫었다.
'거짓이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다‘, 이게 솔직의 뜻이란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거짓말을 즐겼고, 늘 뭔가를 숨겼으며. 바름을 혐오했고, 곧은 건 내 취향과 거리가 멀었다. 나는 불투명한 사람이 좋았다. 어떤 투명함은 하나의 폭력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집에 있는 다른 ‘주부’들과는 달리 자신을 위해서 살고 있다는 게 자부심이라면 자부심이었던 미구 씨로서는 예외적인 일이었다.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는 예외적인 감각에 스스로를 도취시키느라 힘들었던지 미구 씨는, 우리를 힘들게 했다. 그녀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밥 비슷한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정성스럽고도 정성스럽게.
정성이란 무서운 것이었다. 그 정성에는 ‘내가 이만큼 정성을 들였으니 이 정성은 인정받아 마땅해’라는 당당함이 있었고, 그것을 모를 만큼 나와 아빠가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어서 피차 힘들었다. 식탁 위에는 ‘내가 안 해서 그렇지, 하면 누구보다 잘한다’라는 마음을 재료로 해서 만든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다. ‘1등주의자’의 폐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