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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84371125
· 쪽수 : 475쪽
· 출판일 : 2011-12-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고양이와 쥐
1장 뒤바뀐 전화기
2장 Separate lives
3장 비밀
4장 시차
5장 유브 갓 메일You've got mail
6장 끈
7장 랑프뢰르의 몰락
8장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
9장 남모를 비밀
10장 타인들의 삶
11장 수사
2부 앨리스 딕슨 사건
12장 앨리스
13장 실패의 연속
14장 친밀한 적
15장 The girl who wasn't there
16장 소포
17장 검은 서양란
18장 최면
19장 너를 만나다
20장 고통의 속살
21장 The wild side
22장 맨체스터의 망령
23장 양면 거울
3부 하나가 된 두 사람
24장 죽은 자들이 산 자들에게 남기는 것
25장 잠들지 않는 도시
26장 모딜리아니의 눈을 가진 소녀
27장 포로
28장 프란체스카
29장 지옥에 갇힌 천사
30장 가려진 달의 뒷면
31장 적진
32장 대니 도일의 진실
33장 증인
34장 The Girl in the Dark
35장 생사의 기로
36장 Finding Alice
37장 뜨거운 피
38장 리틀 오데사
에필로그
도움을 주신 분들
지명과 인명들
인용구 출처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조나단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다시 휴대폰 버튼을 살짝 눌렀다. 전원이 켜지며 휴대폰이 말갛고 환한 빛을 발산했다. 빨간 막대 모양의 아이콘에 불이 들어왔다. 이메일이 도착했다는 표시였다. 다시 호기심의 포로가 된 그는 본능적으로 아이콘을 누르고 메일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메일은 놀랍게도 그의 앞으로 온 것이었다.
조나단(랑프뢰르 씨 같은 호칭은 아예 생략할게요. 당신이 지금 메일을 읽는 중이라면 내 휴대폰에 넣어둔 사진 앨범도 다 봤으리라 생각해요. ‘예술’ 사진 몇 장이 들어 있으니 눈요기도 실컷 했겠군요. 제 사진을 정말 봤다면 한 마디로 당신은 변태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뭐, 당신이 변태든 아니든 나와는 상관없지만 그 사진들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짓 따위는 하지 말길 바랄게요. 저와 결혼할 사람이 보면 기분이 몹시 상할 테니까.)
빗줄기가 더욱 거세졌다. 천둥이 치고 하늘에서는 번개가 번쩍거렸지만 프란체스카의 과거를 들여다보고 있는 매들린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액정화면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이던 그녀의 손가락이 아이콘 하나를 터치하자《베니티페어》지의 인터넷기사가 나타났다. 몇 년 전《베니티페어》지에서 <요리,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 제목으로 조나단 부부에게 장장 여섯 페이지를 할애해 실은 기사였다.
요리에 관한 인터뷰 내용과 큰 연관이 없는 섹시한 포즈로 찍은 그들 부부의 사진이 다수 실려 있었다. 부부가 똑같은 문신을 한 견갑골을 드러내고 찍은 사진도 있었다.
매들린은 문신의 문구를 확대시켜 보았다.
You'll never walk alone.
평생을 함께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어.
지금은 갈라선 부부의 사진이 갑자기 처량해보였다.
“매들린, 그러다가 감기 걸리겠어.”
라파엘이 테라스로 통하는 문을 열고 그녀를 불렀다.
밝은 색상의 면 소재 옷을 입은 전직 모델 프란체스카가 반짝이는 터키옥색 바닷물이 찰싹이는 백사장을 조르주라는 남자와 손을 잡고 걷고 있었다. 마지막 사진은 콜로니얼 양식의 한 카페테라스에서 두 연인이 달콤한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1990년대 캘빈클라인 광고처럼 섹시하면서도 빈티지한 느낌이 묻어나는 사진들이었다.
주로 남성 대중스타들의 폭로기사를 실어온 이 잡지가 작정이라도 한 듯 ‘프란체스카의 불륜’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그녀의 외도는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요즘 세상에 어울리는 비극적 요소를 모두 갖춘 완벽한 기삿거리였다.
첫째, 남편의 절친한 친구와 바람이 나 휴양지로 밀월여행을 떠난 매혹적인 여자.
둘째, 뉴욕에 남아 아들을 돌보며 파산 직전의 레스토랑을 살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여자의 남편.
셋째, 앞의 두 주인공 못지않은 비중을 가진 여자의 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