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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89007500
· 쪽수 : 394쪽
· 출판일 : 2011-01-31
책 소개
목차
서언 철학치료학 서설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은 치료학이다
철학치료학
제1부 철학치료와 엔드게임
1장 파르마코포비아에서 탈출하기 위하여
DSM의 저주
‘보이지 않는 손’의 마력
약물에 저항하라
양심고백을 고대한다
2장 마음의 병은 병원병이 아니다
치료를 치료한다
대증치료를 치료한다
마음을 치유하는 새마음운동
3장 슬픔, 죽음에 이르는 병
슬픔은 왜 병인가
슬픔은 왜 전염병인가
슬픔은 왜 죽음의 병인가
4장 엔드게임과 성형 놀이
파괴적 혁신과 철학치료
비상 시대와 철학치료학
철학치료학은 시대의 요청이다
철학치료의 두 극장
에필로그
제2부 철학치료, 치료의 패러다임의 전환
5장 뇌에서 의식으로, 약물에서 대화로
모든 정신질환은 두뇌 장애로 설명할 수 있다?
치료 전환의 두 축: 뇌에서 의식, 약물에서 대화로
대화의 르네상스
철학상담의 대상과 철학상담자
6장 철학치료의 가능성에 대한 물음
새로운 치료의 등장
철학치료의 토대들
소크라테스적 대화, 자기 인식에서 상호 통섭적 인식으로
관조와 정관 그리고 평정
7장 실존의 고통과 실존치료, 절망과 불안을 품고서
실존의 근본 조건으로서의 ‘절망’
불안, 실존의 가장 훌륭한 교사
고통 기피증과 불편 기피증
8장 철학치료, 고통에게 묻다
삶이 괴롭다?
삶은 왜 고통일까
어떻게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의지 긍정과 의지 부정, 치료의 양면성
제3부 사상과 문화치료학
9장 사상과 문화는 치료할 수 있는가
사상과 문화는 활물이다
사상과 문화는 병든다
병든 사상과 문화는 치료해야 한다
10장 유학에서의 정상과 병리
병리를 양산하는 사회
유학에서 말하는 정상과 병리
정상의 확충과 병리의 치료
11장 사유구조를 성형하는 철학치료학 1
병리를 치료할 새로운 사유의 등장
사유구조를 성형한다
문화 풍속을 성형한다
사유구조 성형의 저 너머
12장 사유구조를 성형하는 철학치료학 2
한국 성리학과 실학 그리고 실학 이후
성리학의 성인주의
동일성주의의 확장, 조선 성리학과 《심경》
실학적 사유와 차이의 발견
실학 이후 현재 그리고 미래의 치료학
참고문헌
사항색인
인명색인
리뷰
책속에서
스미스클라인 비첨은 프로작이나 팍실 같은 SSRI(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사람들 가운데 20퍼센트가 재발한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오늘날 이것을 양심선언이라고 믿을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2000년 6월 일라이 릴리(Eli Lily)가 프로작을 사라펨(sarafem)으로 재포장하고 우울증이 아닌 월경 전 불쾌장애 치료제로 출시하기 위해 기존 연녹색 알약을 라벤더 색깔로 바꿔, (…) 해바라기와 똑같은 여성의 이미지로 홍보”한 것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제약회사의 어떤 고백도 양심적이라고 생각할 리 없기 때문이다. 지나친 표현인지 모르지만, 정신장애에 관한 약장수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장애의 정도가 심한 상태일 것이다. 감언이설로 과장하여 광고하지 않으면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광고가 아니다. 그러나 그 약물들의 광고는 어디에도 부작용이나 중독 가능성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그와 반대다. 프로작이건 졸로프트건 팍실이건 제약회사는 마치 만병통치약인 양 ‘기적의 알약’이고 ‘마법탄환’임을 강조한다. 그들은 예외없이 부정적 정서나 기분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미사여구로 유혹해 영원히 그 약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한다.
p.59-60 ‘1장 파르마코포비아에서 탈출하기 위하여’
매리노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1987년 미국 아동 50만 명이, 1996년에는 520만 명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진단되었다. 미국 전체 아동의 무려 10퍼센트가 ADHD로 진단된 것이다.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된 리탈린의 생산과 매출은 하늘로 치솟았다. 매리노프는 두뇌의 특정 장애를 야기한다는 어떤 의학적 증거도 없음에도 병명 하나만으로 아동을 정신병 환자로 진단하고, 강제로 투약하고, 병력 카드에 정신병이라는 진단을 적어 넣는 현대의 비극적인 상황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정신의학협회가 작성한 DSM은 삶의 문제를 지나치게 심리장애로 진단해 실제로 정신 병리로 볼 수 없는 심리적 증상인 행동도 장애로 분류해 질병으로 만드는 역기능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실태를 통해서 우리는 소위 ‘정신질환’이라고 불리는 것들뿐만 아니라, 새롭게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직면하는 마음의 고통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약물을 대신할 치료가 절실함을 실감한다.
p.148 ‘5장 뇌에서 의식으로, 약물에서 대화로’
소크라테스적 치료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과정인 성찰을 매개하고 촉진하는 대화는 일방적 말하기가 아니라 양방향으로 대화하는 상호 통섭(通涉)적 소통 과정이다.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고통을 만드는, 우리 사회의 갈등은 소통의 단절에 있다. 물론 우리 사회에도 통상적인 소통이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 소통은 거의 일방적인 소통이다. 마치 다리를 놓을 때와 같다. 다리는 양쪽의 필요와 동의를 얻어 만들어지기보다는 한쪽의 필요와 의지에 따라 일방적으로 건설되곤 한다. 그리고 완성된 다리는 건너편을 지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된다.
p.189-190 ‘6장 철학치료의 가능성에 대한 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