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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환경/생태문제 > 환경문제
· ISBN : 9788990809391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11-09-15
책 소개
목차
1장 미래를 향해 몽유병자처럼 걸어가는 사람들 11
2장 근대의 삶과 화석 연료의 딜레마 37
3장 석유 생산 정점과 세계의 운명 85
4장 석유 이후-대체 연료는 왜 우리를 구해줄 수 없는가 125
5장 자연의 역습-기후 변화, 유행병, 물 부족, 환경 파괴 그리고 산업화시대의 그늘 179
6장 연기를 뿜으며 달린다-환각의 경제사를 돌아보며 229
7장 장기 비상시대를 산다는 것 297
에필로그 359
세상은 다시 넓어진다-역자 후기를 대신하여 379
주 397
리뷰
책속에서
기술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네 일상생활의 조건이 근본적으로 바뀔 만한 힘들이 모여들고 있는데, 지금까지 현대인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사실을 이해한다는 게 대단히 힘든 일이었다. 그만큼 현대인들은 끊임없는 인포테인먼트와 오락에 가까운 쇼핑, 강박적인 자동차 이용에만 몽매하니 취해 있었다. (……) 세계는 불타는 집을 막 나서서 벼랑 끝으로 가는 중이다. 벼랑 너머에는 지금껏 누구도 목격한 적이 없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경제적?정치적 혼란의 심연이 놓여 있다. 나는 다가오는 이 시기를 ‘장기 비상시대’(Long Emergency)라 부르려 한다. (……) 내가 이 책 속에서 바라는 게 있다면, 많은 이들이 몽유병 행진에서 깨어나 인간 문명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 장기 비상시대를 맞이하여 사람들은 지금 애처로울 정도로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 (pp. 11-13)
앞으로 우리에게 일어날 일을 이해하기 위한 실마리는 ‘세계 석유 생산 정점’(global oil production peak)이라는 개념 속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이 세상에 묻혀 있는 모든 석유의 절반을 뽑아낸 시점을 뜻한다. 이 절반은 가장 취하기 쉬웠던 절반, 가장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었던 절반, 가장 질이 좋고 값싸게 정유할 수 있었던 절반이었다. (……) 세계 석유 생산 정점을 지난다는 것은, 공급 측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다시는 정점 때만큼 석유를 추출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 세계 석유 생산 정점은 국가 경제에 파탄을 초래하고, 정부는 전복되고, 국경이 달라지고, 군사분쟁의 가능성이 커지고, 문명 생활의 지속이 위태로워지는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를 의미한다. (pp. 39-40)
분명한 것은, 우리가 세계 역사의 새로운 시기, 즉 석유 이후의 세계라는 미지의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21세기 중반 한참 전에 그런 시대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모든 나라가 장기 비상시대라는 문제, 곧 산업 성장의 종말, 생활수준의 하락, 경제적 황폐, 식량 생산의 감소, 내부의 정치 투쟁에 시달릴 것이다. (……) 장기 비상시대에 세계는 보다 넓은 곳이 될 것이다. 일련의 경제적 관계로서의 세계화는 흐지부지해지고 말 것이다. (……) 석유의 국제 거래는 무질서하고 관리하기 어려워져, 지구상의 어느 지역도 더 이상 멀리서 공급되는 에너지에 의존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국가들, 그보다 각 국가 내의 지역들은 각자의 자원에 의지하여 가라앉거나 뜨거나 해야 할 것이다. (pp. 123-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