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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국제사회비평/칼럼
· ISBN : 9791172132408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25-05-01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1부. 탄광 지대 노동자의 밑바닥 생활
1. 브루커 부부의 하숙집에서
2. 막장의 세계를 체험하다
3. 광부들의 삶
4.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주택 문제
5. 실업수당으로 사는 사람들
6. 실업과 먹을거리
7. 그리운 노동 계급 가정의 거실 풍경
2부 민주적 사회주의와 그 적들
8. 학교에서 익힌 편견
9. 제국 경찰에서 부랑자로
10. 건너기 힘든 계급의 강
11. 왜 사회주의가 지지받지 못하는가
12. 사회주의는 어떻게 파시즘을 키웠는가
13. 우리가 해야 할 일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아침 식사 때 식탁 밑에 가득 찬 요강단지가 있는 것을 본 날, 나는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있다 보면 더 우울해질 것 같았다. 더럽고 냄새나고 음식이 형편없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무의미하게 정체되어 썩어간다는 느낌, 사람들이 지하에 갇혀 바퀴벌레처럼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기어다니며 끊임없이 비열한 불평불만만 늘어놓고 있다는 느낌이 더 견디기 힘들었다.
그들이 하는 일은 보통 인간의 기준으로 보자면 거의 초인적이라 할 만큼 엄청나다. 그것은 그들이 어마어마한 양의 석탄을 퍼 담을 뿐만 아니라, 두세 배 힘든 자세로 작업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계속해서 기는 자세를 유지해야만 하는데(무릎을 펴려고 했다간 천장에 머리를 부딪치지 않을 수 없다) 그게 얼마나 힘든지는 시늉만 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삽질은 서서 할 때 더 쉬운 법이다. 삽을 움직일 때 무릎과 허벅지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을 꿇게 되면 그 부담을 팔과 배 근육으로 다 떠안아야 한다.
이렇게 저열한 불편과 냉대를 당하고, 늘 기다려야 하고, 모든 걸 상대방 편한 대로 해야 하는 것은 노동계급의 생활에선 당연한 일이다. 무수히 많은 영향력이 끊임없이 노동자에게 압력을 행사하여 ‘피동적인’ 역할로 축소시켜버린다. 그는 행동하는 게 아니라 무엇에 따라 처신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신비로운 권위의 노예임을 자각하며, 자신이 이것이나 저것이나 다른 그 무엇을 원해도 ‘그들’이 결코 허용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