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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72132415
· 쪽수 : 388쪽
· 출판일 : 2025-05-01
책 소개
목차
1부
2부
3부
4부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엘즈미어로드 주민의 9할은 자신들이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엘즈미어로드와 그 주변 단지 전체는 사실상 ‘헤스페리데스13 주택단지’라는 거대한 사기판의 일부이며, 이 단지는 ‘명랑 신용 주택금융조합’의 소유다. 주택금융조합은 아마 현대의 가장 영악한 사기 집단일 것이다. (…) 주택금융조합들의 신을 모시는 거대한 신상(神像)을 세우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것은 좀 독특한 신상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양성(兩性)인 신일 것이다. 상반신은 최고경영자고 하반신은 임신한 아내인 형상 말이다.
멋진 6월 아침이었다. 미나리아재비가 내 무릎까지 자라 있었다. 한 줄기 바람이 일자 느릅나무들 머리가 살랑거리기 시작했고, 초록의 나뭇잎들이 커다란 구름이 되어 비단처럼 매끄럽고 화사하게 출렁였다. 오전 9시고 나는 여덟 살이었으며, 내 주변은 온통 초여름이었다. 들장미가 아직 피어 있는 산울타리가 울창해서 더 커 보이고, 머리 위로는 하얗고 보드라운 구름이 조각조각 떠 있고, 멀리 언덕들과 어퍼빈필드 주변의 푸르스름한 숲이 보였다.
요즘은 낚시를 다니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 물방아 돌아가는 개울이나, 요새를 둘러싼 못이나 소가 목을 축이는 연못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지금 영국의 민물고기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 내가 어릴 때에는 어느 연못 어느 개울에도 물고기가 살았다. 지금은 모든 연못이 말라버렸고, 용케 공장 폐수에 오염되지 않은 개울이 있다 해도 녹슨 깡통이나 오토바이 타이어로 꽉 차 있다.